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등 참석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중(왼쪽부터) 의원, 오신환 서울시장 후보, 이종구 서울시장 후보, 유승민 전 의원, 박춘희 서울시장 후보, 주호영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나경원 서울지상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조은희 서울시장 후보, 김근식 서울시장 후보.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 참석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중(왼쪽부터) 의원, 오신환 서울시장 후보, 이종구 서울시장 후보, 유승민 전 의원, 박춘희 서울시장 후보, 주호영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나경원 서울지상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조은희 서울시장 후보, 김근식 서울시장 후보.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국민의힘이 20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10년 시정을 비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당 지도부·서울시장 예비 후보들은 물론 대선잠룡들이 총집결해 보궐선거 필승 의지를 다졌다.

국민의힘이 ‘보궐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이벤트로 선거 흥행몰이에 나선 가운데, 향후 단일화 논의가 불가피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선 긋기’ 태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안 대표를 포럼·강연 등 내부 행사에 초청하며 야권 공조 분위기를 띄웠지만 새해 들어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행사도 초청 대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당초 예정됐던 이태원 상권 방문 일정 등을 소화하며 개별 행보를 이어갔다.

◇ 잃어버린 10년 되찾고 대선 승리까지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을 주제로 발표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선동 전 사무총장, 나경원·이종구·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당내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자리했다.

주 원내대표는 “4월 보궐선거는 전 시장이 지속적으로 부하 직원을 성추행하다 피소되는 상황에서 그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생긴 것”이라며 “모두 합심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내년 대선에서도 집권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당 후보로서 자존감을 가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겨 달라”고 당부했다. 원 지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결코 져선 안 되는 싸움”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한 결정적 전환점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내부 경선을 앞둔 각 예비후보들도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당내 경선 2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되는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과의 신경전도 오갔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나 전 의원은 “선거에서 꼭 이기고 내년 대선까지 승리하는 길만이 상식의 대한민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오 전 시장이 그만두고 안철수 후보가 (선거를) 그만두면서 박원순 후보 손을 들어줬을 때 우리 당 누가 나와도 힘든 선거였다”며 “그때 홍준표 대표가 간곡히 부탁하면서 당을 위해 희생해달라고 했다”고도 했다.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직을 중도 사퇴한 오 전 시장을 겨냥한 셈이다. 당시 나 전 의원은 한나라당(옛 국민의힘) 후보로 2011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민주당 단일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에 석패했다.

오 전 시장은 “제 후임 시장이 잘못된 길을 걸을 때마다 따가운 시선이 저에게 와서 마음의 부담이나 자책감이 컸다"며 "벌은 달게 받겠지만 책임도 지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더 큰 책임으로 서울시민께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부동산값 폭등·전세대란 초래 △좌파 생태계를 위한 세금 나눠먹기 △자치구 재정자립도 양극화 △교통 체증 △제로페이 사업 등을 박 전 시장의 대표적 실책으로 제시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지역 상인들과 상권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지역 상인들과 상권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선 긋기’ 불편한 국민의당

이날 행사는 당초 지난달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새해로 미뤄졌다. 당시만 해도 외부 인사인 안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초청 대상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배제됐다.

지난해와 다른 온도차다. 안 대표는 지난 2020년 9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미래와 야권 혁신과제’를 강연한 데 이어 11월에는 양당 국회의원 주축 연구모임인 국민미래포럼에서도 강연했다.

일부 의원들의 소모임 규모로 치러진 행사지만, 양당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공개적인 접점을 만들면서 한때 야권연대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됐다. 당시 미래혁신포럼 행사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도 참석하는 등 질적으로 가볍지 않은 자리였다.

하지만 새해들어 야권 서울시장 후보 진용이 사실상 모두 갖춰지면서 야권 단일화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야권 단일후보를 둘러싼 양당의 신경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목소리가 거세진 반면 안 대표는 입당을 거부하는 동시에 국민의힘 통합경선 참여를 주장하면서 양측 입장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일단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무소속 경선 참여’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19일)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우선 자체 후보를 추린 뒤 안 대표와 단일화 테이블을 차린다는 계산이다.

국민의당은 제1야당 국민의힘의 이같은 ‘선 긋기’가 못마땅한 눈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0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선거가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야권이 일치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서로 호응도 하고 화합도 해야 다음 순서로 갈 수 있는데 국민의힘의 태도가 아쉬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단일화를 통해 서울시장 만큼은 야권이 탈환해야 한다”며 “목적은 (국민의힘과) 같다고 보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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