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도 향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은 ‘공업용 미싱’까지 동원해 비판을 가했다./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도 향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은 ‘공업용 미싱’까지 동원해 비판을 가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도 향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발언이 23년만에 ‘공업용 미싱’까지 소환시켰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추후 정권을 잡으면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협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의원은 ‘공업용 미싱’까지 거론했다.

3선 김경협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무소음 공업용 미싱, 수신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라는 글씨를 합성한 미싱 사진을 올리고 “주호영 원내대표의 수준 이하의 막말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다. 더 이상 국민의 귀를 오염시키지 못하도록 공업용 미싱을 선물로 보낸다"고 썼다.

‘미싱 발언’은 과거에도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1998년 지방선거 당시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은 “거짓말 잘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꿰매야 한다”고 말했다가 형법상 모욕죄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도 사면 대상’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업용 미싱’ 합성 사진을 올렸다./김경협 의원 페이스북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도 사면 대상’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업용 미싱’ 합성 사진을 올렸다./김경협 의원 페이스북

이에 국민의힘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할 일’이라며 “경악스럽다”고 발끈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역지사지하시라, 대통령께 고언했다고 야당 원내대표 입을 꿰매겠다는 것인가”라며 “전직 대통령의 불행한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야당 원내대표 발언을 ‘공업용 미싱’으로 틀어막겠다는 여당 3선 의원의 수준 이하 막말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미 20년 전 김대중 대통령에게 쏟아진 망발을 민주당 중진의원에게서 다시 듣다니 김 대통령도 하늘에서 노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경협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미싱을 보내는지 한번 보겠다”며 “그게 오면 적절한 용도로 쓰겠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자신의 사면 관련 발언에 대해 “간곡한 부탁의 말이었다”면서 “정치보복 한다는 말이 어디 한 글자라도 있었나. 관심법으로 정치보복이다 뭐다 하는 게 참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정권에 관계된 사람들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사람 일이라는 것이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세상의 이치가 양지가 음지가 되고, 갑이 을이 되고 을이 갑이 되는데, 그런 시각으로 좀 따뜻하게 봐 달라는 내용이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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