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년 7개월만에 교체된 것을 두고 야당에서는 북한 김여정의 하명 인사라는 주장에 제기되고 있다./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년 7개월만에 교체된 것을 두고 야당에서는 북한 김여정의 하명 인사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으로 3년 7개월째 임기를 이어오던 강경화 장관이 전격 교체되면서 야당에서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의 ‘하명 인사’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강경화 장관 교체를 결정하고 후임에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내정했다. 당초 강경화 장관은 이번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외교부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 정부 ‘원년 멤버’인 강 장관이 5년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고 이에 따라 ‘오(五)경화’라는 말까지 돌았다.

그러나 강 장관이 예상을 깨고 전격 교체되면서 김여정 부부장의 ‘하명 인사’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달 5일 국제전략연구소(IISS) 초청으로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해 “코로나로 인한 도전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자 김여정 부부장은 강 장관을 지목해 “우리의 (코로나19) 비상방역 조치들에 대하여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며 “북남 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다.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고 발끈했다.

야당은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김여정 부부장의 비판에 따라 교체된데 이어 강경화 장관까지 “김여정 말 한마디에 무너졌다”며 하명 인사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여정 하명 인사에 ‘오경화’도 무너졌다. 문재인 정권, 이제는 북한의 ‘위임통치’라도 받을 셈인가”라며 “김여정 말 한마디에 무너진 것이다. 당시에는 설마 ‘강 장관까지 바꾸겠어’ 했는데, 김여정 말대로 정확히 계산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의원은 “천안함 폭침의 주역인, 김영철이 ‘경박하고 우매하다’고 비판하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교체했고, 김여정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데스노트를 찍어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경질됐다”고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여정 부부장이 강경화 장관을 향해 ‘주제넘은 망언’을 했다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지 43일만에 외교부 장관이 교체되었다”며 “강 장관이 최근 코로나 백신 외교에도 뒷전인 채 북한에만 매달리는 외교 행보를 보이는 등 역량 논란으로 인한 교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만약 김여정의 ‘하명 해고’인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김여정 6월 담화 직후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한 바 있어, 외교안보 수장의 운명이 마치 김여정의 데스노트에 달린 듯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