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임에 성공한 서현주 제주은행장이 실적 개선과 자체 경쟁력 확보라는 무거운 과제를 받아들고 있다. /제주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서현주 제주은행장은 신축년 새해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지난해 말 연말 인사에서 연임한 그는 올해 ‘실적 개선’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받아들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제주은행은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서 행장은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된다. 다만 지난해 말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통해 그의 거취는 일찍 감치 결정됐다. 지난해 12월 17일 신한금융은 자경위를 열고 서 행장을 제주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서현주 제주은행장은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개인고객부장, IPS본부장, 부행장 등을 거쳐 2018년 3월 제주은행장에 오른 인사다. 지난해 3월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그는 이번에 추가 재선임에 성공했다. 

1969년 출범한 제주은행은 제주 내에 25개 지점과 6개 출장소, 제주 외 2개 지점 등 총 34개 영업점을 두고 있는 곳으로, 2002년 신한금융 자회사로 편입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제주은행의 지분 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서 행장은 앞으로 1년간 제주은행을 더 이끌어나게 됐다. 연임에 성공한 것은 다행이지만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은행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신통치 못했다. 제주은행의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1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6%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제주도의 관광객이 줄어들고 지역 경기가 침체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저금리 기조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국면을 감안하면 올해도 실적 관리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때 아닌 ‘매각설 해프닝’ 역시, 서 행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최근 한 언론보도를 통해서 네이버가 제주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네이버와 제주은행 양측이 곧바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매각설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번 매각설을 계기로 제주은행의 경쟁력과 신한금융 계열 내에서 낮은 입지 등의 문제가 거론된 만큼, 서 행장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주은행은 올해 자체 경쟁력 확보가 더욱 절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 행장은 디지털 금융 강화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은행은 그간 디지털금융본부 출범, DTS 운영, 디지털 신상품 확대 등을 통해 디지털 영업기반 확대에 주력해왔다. 올해도 디지털 금융을 중심으로 한 체질 변화에 주격할 것으로 점쳐진다. 

서 행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2021년 전략목표를 디지로그(Digilog), 제주대표 강소은행으로 정했다”며 “디지로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디지털의 편의성과 아날로그의 감성을 결합한 경쟁력으로 제주은행만의 차별화를 기해 나아가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의 도약을 위해 △전(全) 밸류 체인 디지털 시프트(Value Chain Digital Shift) △차별적 미래성장기반 확보 △위기대응 리스크관리 고도화 △역동적 조직혁신과 역량강화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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