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2일 자신이 ‘검찰의 재단 계좌 열람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뉴시스(사진=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2일 자신이 ‘검찰의 재단 계좌 열람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뉴시스(사진=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제기했던 ‘검찰의 재단 계좌 열람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며 사과했지만 거센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유 이사장이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고 정보 출처도 밝혀야 한다며 공세를 가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5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유시민 이사장이 본인이 진짜 망상한다고 비난받지 않으려면 어디서 이런 정보를 제공받았는지까지 밝혀야 될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공직을 하고 재단 이사장을 하고 이렇게 하겠나.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지금이라도 허위사실을 유포한 근거와 정보 제공 출처를 밝히고, 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며 “그동안 자신이 보여준 ‘아니면 말고’식 음모론 제기와 ‘상대방을 악마화시킨’ 언행이 어떤 분열과 대립을 초래하는지, 부디 가벼운 언동을 자제하시고 자숙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유시민 이사장이 의혹 제기 1년여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한 것은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본인이 일단 고소당한 사건이 있다. 한동훈 쪽에서도 그에 대한 법적 조치를 어떻게 할지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고소당한 사건, 그동안 수사가 지지부진했는데 아마 조만간 수사를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그에 따라서 아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그럴(대선 출마) 가능성을 충분히 높게 보고 있다”며 “일단 자기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거고 거짓말한 것이 명확하게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자기가 나 이렇습니다라고 중도층에게 뭔가 어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겠지. 전략적 차원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이 의혹의 중심으로 지목한 한동훈 검사장은 법적 대응 입장을 밝혔다. 한 검사장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유 이사장은 지난 1년간 특정한 거짓선동을 반복해 왔고, 저는 이미 큰 피해를 당했다”며 “유 이사장이 늦게라도 사과한 것은 다행이지만, 부득이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검찰의 재단 계좌 열람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당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으로선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해 검찰의 반발을 불러왔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7월 한동훈 검사장을 의혹의 주체로 지목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7월 2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12월 말~12월 초순 쯤이라고 본다”며 “그 당시 한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해 8월 시민단체인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유 이사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가 맡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유 이사장은 의혹 제기 1년여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2일 재단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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