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판한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판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설전이 펼쳐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고 의원을 향해 ‘오만하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여권에서는 ‘할만한 이야기’라며 옹호에 나섰다.

사태의 발단은 고 의원이 오 전 시장을 저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고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엔 서울시장 당선되면 대선을 포기하겠다고 하시며 또 조건을 거셨더라”라며 “단 한 번이라도 조건 없는 입장을 밝힐 순 없으신가요”라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이 한 라디오에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 차기 대선은 포기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어 고 의원은 “무상급식을 원하던 국민들로부터, 종로구민들로부터,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조건부 정치를 하시는 걸 보면 아쉽고 또 아쉽다”며 “오랜 세월과 풍파를 겪은 만큼 정치인으로서의 당당함과 기개를 보여주실 순 없으신가”라며 비꼬았다. 고 의원과 오 전 시장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서울 광진을에서 맞붙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이 쏟아졌다. 홍종기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작년 총선에서 당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민정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사실상 매표행위에 가까웠다”라며 “이런 과거를 가진 고 의원이 ‘조건부 정치’를 하는 모습이 아쉽다며 야당 후보를 비난하는 모습은 소도 웃게 만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신환 전 의원은 전날(24일) 입장문을 통해 “고 의원의 오 전 시장을 향한 야유는 상습적”이라며 “15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총선에서 경쟁했던 상대 후보에게 이런 경멸적인 언사를 반복해서 내뱉는 저질 정치인은 처음”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광진을은 87년 민주화 이후 20대 총선까지 8번 선거를 모두 민주당이 가져간 곳”이라며 “입만 열면 ‘광진을 유권자의 선택도 못 받았으면서’ 운운하는데, 오만도 이런 오만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또 다른 야권 서울시장 후보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정치인이 조건을 걸고 자신의 진퇴를 결정하는 건 당차고 결기 있는 배수진을 치는 것”이라며 “자신 있으면 조건부로 직을 거는 게 아무것도 걸지 않고 헛소리와 가짜뉴스 주장하는 민주당 패거리보다는 낫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고 의원의 발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고민정 의원, 할 말 했네”라며 “반성하고 자숙할 사람들이 떨어지자마자 서울시장 나간다고 설치니 초선의원 입장에선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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