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13일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이 다시 소환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13일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이 다시 소환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당혹감이 감돌고 있다. 4월 재보궐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다시 소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을 대여 공세 소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과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을 연계해 진보진영 전체의 부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민주당이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이 터졌을 때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칭한 것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정의당의 사과 태도를 본받아야 한다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지난 25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사과 태도에 관한 한 정의당의 10분의 1이라도 따라가기 바란다”며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만들며 2차 가해를 일삼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을 대하는 정의당의 태도와 대응 과정만큼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피할 수 없었으며, 신속하게 엄중한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낙인찍어 집단적 2차 가해를 저지른 민주당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며 “다시 한 번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중요성과 함의를 생각하게 된다. 인권과 진보를 외쳐온 이들의 이중성과 민낯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종철 전 대표 사건이 터지자 강경 목소리를 내며 ‘불똥’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김종철 전 대표가 같은 당 여성 국회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졌다. 충격을 넘어 경악”이라며 “정의당은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최근 성폭행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병욱 의원(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문제를 겨냥해 역공 자세를 취하며 성 비위 사건은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각성해야할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홍익표 의원은 26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김종철 전 대표 사건을 고리로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과 관련 “뭘 해도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해서 그럴 것 같다”며 “정치권 전체가 조금 더 젠더 의식, 성인지 감수성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각성하는 계기가 다시 한 번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병욱 의원 관련 의혹을 겨냥해 “최근에 아직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야당의 모 의원도 문제가 있어서 논란이 됐다”며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유럽이나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나라의 특성을 보면 어렸을 때부터 성 관련된 젠더 의식이나 성인지 교육이 체계적으로 유치원 단계부터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과거 대응에 대해 “아쉬웠던 점도 분명히 있다. 저희 당 내부에서도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당을 떠나 정치권에 여전히 존재하는 성 문제에 대한 쇄신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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