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상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대표이사가 흑자전환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학상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이하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이사가 신년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2013년 12월부터 7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연임에 성공했다. 업계 장수 CEO로 등극했지만 회사의 경영 상황을 감안하면 마음이 가볍지 않은 처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설립 이후 매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흑자 달성도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 언택트 바람 분다는데… ‘온라인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 실적은 ‘저조’ 

교보생명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국내 최초 인터넷 전업 보험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온라인 전용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언택트 소비 확산에 따라 비대면 보험 상품 가입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이에 오랫동안 적자에 시달려온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실적 반등도 기대됐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와 달리, 지난해 3분기까지 성적표는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작년 3분기까지 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유가증권 투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손실이 전년 동기(-103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기조는 유지됐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출범 이래 적자행진을 거듭해왔다. 출범 첫해 2013년인 5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14년 -167억원 △2015년 -212억원 △2016년 -175억원 △2017년 -187억원 △2018년 -168억원 △2019년 -15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당초 이학상 대표는 출범 5년 내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자 계획을 7년 내로 수정했다. 하지만 출범 7년째인 지난해에도 흑자전환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손실 규모가 80억원이 넘는 만큼, 단기간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CM(사이버마케팅) 채널 영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존심까지 구겼다. 

CM 채널은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해 보험판매가 이뤄지는 채널이다. 보험업계에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지난해 보험업계의 CM채널 초회보험료는 크게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생보사들이 CM채널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2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작년 10월까지 거둔 CM채널 초회보험료는 48억3,7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1% 쪼그라들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CM채널에서 줄곧 선두권 자리를 지켜왔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CM채널 초회보험료가 감소세를 보이더니 선두권 자리를 KB생명에 내줬다. KB생명의 지난해 1~10월 CM채널 초회보험료는 90억7,9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5% 확대된 바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이래 모회사인 교보생명으로부터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아온 곳이다.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을 수혈 받았다. 

이 같은 유상증자에 대해 회사 측은 “언택트 마케팅 등이 크게 화두가 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자본 확충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전업 생명보험사로의 발돋움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유상증자 당시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성장 동력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올해도 보험업계에선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들은 디지털 플랫폼과 비대면 서비스 및 상품을 앞다퉈 강화하고 나서고 있다. 과연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 속에서 올해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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