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연결 기준 2조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연결 기준 2조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결국 2조원대 ‘적자 폭탄’을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석유사업부문이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배터리사업부문의 가파른 성장세가 그나마 위안이지만, 실적 회복이 최대 당면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 코로나19로 휘청인 석유사업부문

SK이노베이션은 29일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7% 감소한 34조1,645억원으로 집계됐고, 2조5,687억원의 영업손실과 2조1,6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살펴보면 매출액 7조6,776억원, 영업손실 2,434억원, 당기순손실 2,468억원이다.

이는 이미 예견됐던 결과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발표된 3분기 누적 실적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29.6% 감소한 26조7,817억원의 매출액과 2조2,438억원의 영업손실, 1조9,1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참혹한 실적을 몰고 온 것은 주력인 석유사업부문이다. 석유사업부문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체 실적도 속절없이 추락했다. 석유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22조6,378억원이며, 2조2,2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가가 크게 하락하고 업황이 얼어붙으면서 대규모 적자를 낳은 것이다.

아울러 화학사업부문과 석유개발사업부문도 각각 1,212억원, 48억원의 영업손실을 더했다. 윤활유사업부문은 4분기에만 1,2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2,622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배터리사업부문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SK이노베이션이 ‘미래 먹거리’로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배터리사업부문은 지난해 1조6,10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903억원을 기록했던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4,2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아직 사업 초기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지난해 명암이 뚜렷한 실적을 남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당면과제는 실적 회복 및 방어, 그리고 배터리사업부문의 지속 성장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배터리사업부문과 관련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법적분쟁 해결 여부도 관건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백신 보급 또한 본격화되고 있으나, 업황 회복까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르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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