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띄우기에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 지역의 민심에 반응이 오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눈치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7 보궐선거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 가덕도 신공항에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다. 가덕도 신공항이 뜨자 야권이 내란 조짐을 보이고, 부산 민심마저도 야권에 등을 돌리는 모양새를 빚으면서 쐐기를 박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9일 재차 부산을 방문했다. 지난 21일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한 지 8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가덕도 신공항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제2의 수도권으로 부산을 만들어가는 마중물은 가덕도 신공항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가덕도 띄우기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여권 전임 시장의 성 추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데다 침체된 지역 경제의 책임 화살이 정부·여당을 향한다는 점 때문이다. 개별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는 등 이러한 분위기는 거의 확정적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찾은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분위기에 변화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5일 리얼미터의 의뢰로 YTN이 18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은 31.3%, 국민의힘은 28.7%로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지난 28일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36.4%)이 민주당(33.5%)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긴 했지만, 차이를 넓히지 못하며 여전히 불안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YT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5부터 27일까지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 기사에 인용한 자세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에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국민의힘을 향해 집중 포화를 날리면서 상황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뉴시스

◇ 야당 압박하며 혼란 가중

이 가운데 야권이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싸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도 민주당으로선 쾌재를 부르는 요소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의 눈치를 보느라 선뜻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도부는 이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지만,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의원들의 불만은 폭주하는 양상이다. 이렇다 보니 오히려 갈등만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장에 출마한 이언주 전 의원은 가덕도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불출마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한마디 한마디가 보궐선거에 재를 뿌리고 있다”라며 맹비난을 하기도 했다.

달리 지역 눈치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상황에서 이에 뒤늦게 뛰어든다는 것도 좋지 못한 모양새란 기류도 엿보인다. 사실상 지고 들어가는 수로 비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어떠한 선택을 하기에도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당장 야당의 혼란을 파고 들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만큼 아쉬울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설령 야당 지도부가 반대한다고 해도 갈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국운이 달린 일임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제대로 된 입장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며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부끄러움 없을 의견을 들려 달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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