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JT저축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JT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후 석 달이 지났지만 진척 소식이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매각이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계 금융사인 J트러스트그룹은 한국 자회사인 JT저축은행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J트러스트는 본 입찰을 거쳐 지난해 10월 말 VI금융투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상호간 주식양수도(SPA)계약까지 마친 상태다. 

J트러스트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M&A 시장에 매물을 내놓은 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발 빠르게 매각 절차를 진행해왔다. JT저축은행 매각 절차는 인수주체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최종 마무리된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인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남겨두고 매각 작업은 미궁에 빠진 모습이다. SPA 계약을 체결한 지, 석 달이 넘어섰지만 대주주적격성 심사 신청 등 추후 진행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대주주적격성 심사 통과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매각을 두고 우회인수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VI금융투자는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가 2019년 말 인수한 선물투자회사다. 

이에 금융권에선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가 자회사인 VI금융투자를 앞세워 사실상 우회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JT저축은행 노조 측에서도 꼼수인수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대주주적격성 심사 부담 때문에 이 같은 인수구조를 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가 직접적인 인수 주체로 나설 경우, 보다 까다로운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인수 전략도 적잖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당국은 저축은행 우회인수 논란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금융당국은 불건전 영업행위가 적발된 ES저축은행(전 라이브저축은행)에 제재를 내리면서 “저축은행 인수 시 감독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엄격히 운영되도록 우회인수 방식(모회사의 지분인수 등)의 저축은행 지배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J트러스트 측은 JT저축은행 매각 진행 사항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이다. J트러스트 측 관계자는 “현재 매각 작업 진행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J트러스트그룹은 2011년 4월 소규모 대부업체를 인수하며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미래저축은행(현 JT친애저축은행), SC저축은행(현 JT저축은행), SC캐피탈(JT캐피탈) 등을 인수하며 한국시장 내에서 외형을 키워왔다. 다만 지난해 JT저축은행에 대한 매각을 결정하며 한국 사업 전략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JT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자산규모가 1조5,622억원에 달하는 중형 저축은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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