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최근 “대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라며 대권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뉴시스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최근 “대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며 대권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여권 대권 구도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1강 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3후보들의 대권 등판 여부가 대권 레이스 재편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친문 진영에서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 가운데 ‘원조 친노’ 이광재 의원이 가장 먼저 대권 출마 의지를 드러내면서 그가 여권의 대권 판도를 흔들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의 대권 구도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낙연 vs 이재명’ 양강구도가 이 지사 1강 구도로 변화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5~29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에서 이 지사는 지난해 12월보다 5.2%포인트 상승한 23.4%를 기록해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2월 조사에서 1위를 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5.5%포인트 하락한 18.4%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3위인 이낙연 대표의 선호도는 9개월 연속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전월 대비 4.6%포인트 하락하며 13.6%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안팎에서는 ‘친문 적자’로 꼽히던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사건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이낙연 대표가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친문이 이재명 지사의 대항마로 제3후보를 물색 중이라는 말이 돌았다. 제3후보로는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김두관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강 독주’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그래픽=이현주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강 독주’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그래픽=이현주 기자

◇ ‘86‧친문’ 지지 끌어올 수 있을까

제3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3선 이광재 의원이 가장 먼저 대권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kbc 광주방송에 출연해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따뜻하고 강인한 대한민국”이라며 “제가 대통령의 자격과 역량이 있는지 돌아보며 대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처음에는 김경수 경남지사를 (여권 대선주자로) 많이 생각했었다”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비극적으로 우리 곁을 떠나셨는데 과연 내가 그만한 자격이 있는 건가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구체적으로 대선 출마 의지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에는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 계획’을 묻자 “저는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라며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비전을 만드는 것, 정책을 만드는 것, 그런 것에 기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선을 그었었다.

그러나 이 의원이 지난해 말 저서 ‘노무현이 옳았다’를 펴내자 정치권에서는 그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친노 정통성’ 과시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86 그룹’에 속하는 이광재 의원은 1988년 초선의원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발을 내딛었으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리웠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이 의원은 ‘친노’ 핵심 인사로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그의 정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이 의원은 지난 2009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후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재판 중인 2010년 6·2 지방선거에 출마해 강원지사에 당선됐다. 그러나 2011년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형을 선고받아 지사직을 상실했다.

이 의원은 피선거권을 10년간 잃게 됐으나 2019년 연말 특별사면·복권됐다. 이 의원이 사면‧복권되자 민주당 내에서는 그의 역할론이 거론됐다. 이 의원은 지도부의 출마 요청에 따라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강원 원주시갑’에 출마해 9년 만에 다시 정계에 복귀했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에 입성한 후 민주당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아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휘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의원이 대권에 등판해 ‘86그룹’과 친노‧친문의 지지를 끌어올 경우 제3후보로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친문계 의원 56명이 참여한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연구원’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세균 총리, 임종석 전 비서실장, 이광재 의원 등의 대선 경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분들도 다 충분한 자격과 능력, 비전이 있는 분들이라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이 의원이 강원도 출신이라는 지역적 한계성과 86그룹과 친문의 압도적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 대표성이 약하기 때문에 제3의 후보로 파괴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친문에 확실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광재 의원은 친노, 86, 강원도 출신이라는 세 가지 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제3후보로 파괴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연 이 의원을 친문 핵심으로 볼 수 있느냐, 86그룹의 구심력과 대표성은 있나, 강원 대망론으로 대권을 현실화시킬 수 있나 등의 측면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의 의뢰로 지난달 16~17일 ‘민주당 대선 제3주자 유력 인물’에 대해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정세균 총리가 17.0%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뒤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12.1%),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7.4%), 김부겸 전 의원(6.4%), 이광재 의원(2.3%), 이인영 통일부 장관(2.0%) 순이었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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