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국내 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콘텐츠를 소비하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각 사
올해 초부터 국내 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콘텐츠를 소비하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각 사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 IT‧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연초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소비하고 플랫폼을 이용해 온 팬덤과 이용자들은 기업들의 합종연횡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용자들의 니즈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개편 또 개편… 팬덤 피로도 오른다

올해 초부터 국내 IT‧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잇따라 사업 재편 소식을 알렸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기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과 손잡으면서 국내외 한류붐 대응에 나섰다.

네이버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가 운영하고 있는 브이라이브와 빅히트가 운영하는 위버스를 통합한 플랫폼을 이르면 오는 2022년 선보일 계획이다. 통합 플랫폼의 구체적인 형식은 양사가 논의를 거치고 있으며 통합 작업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각 사가 운영해오던 플랫폼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빅히트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에 관심을 보이는 YG 엔터테인먼트, JYP 엔터테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자사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결집하기로 했다.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기반의 ‘카카오페이지’와 음악,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배급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카카오M’의 통합법인을 오는 3월 1일 전격 출범시킨다. 

게임사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뛰어든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 한 곳인 엔씨소프트는 케이팝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고 다양한 히트작들을 제작해 온 CJ ENM과 함께 합작법인 출범 소식을 알렸다. 이 외에도 KT·쿠팡 등 국내 기업들은 사업부 재편,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지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덤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제로 브이라이브와 위버스의 플랫폼 통합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각종 팬덤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업계에서도 아티스트와 팬덤이 만날 수 있는 플랫폼들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가 잦은 개편 등으로 인해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국내에 다수 알려져 있는 팬덤 플랫폼은 △브이라이브 △위버스 △리슨 △블립 △유니버스 등으로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티스트와 팬덤의 소통 플랫폼으로는 트위터, 다음카페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또한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 아이돌 라이브’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각 방송사,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 등이 직접 영상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의 업데이트도 수시로 이뤄지는 만큼 국내외 팬들의 이용률이 잦다.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들의 유입과 이동이 점점 빨라지는 만큼 기존 콘텐츠의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고 새로운 콘텐츠의 소비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각 기업들의 이윤을 위해 이뤄지는 개편으로 기존의 콘텐츠와 서비스, 소통 창구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받고 있어 적잖은 비판이 나온다.

특히 아티스트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중요하게 판단하는 국내 팬덤을 대상으로 각종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에 의존한 서비스는 오히려 팬덤의 플랫폼 유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업계에선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티스트와 팬덤, 전체적인 한류를 만들어내는 것은 국내 팬덤이고 이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팬덤 친화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플랫폼만이 팬덤의 꾸준한 유입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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