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은 지난해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아쉬운 실적을 남겼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아쉬운 실적을 남겼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국면에 주가가 급등했던 부광약품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아쉬운 실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승계문제 등에 변화가 찾아올지 주목된다. 

◇ 고령의 김동연 회장… 장남 행보 ‘주목’

지난달 29일,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지난해 전년 대비 0.9% 소폭 증가한 1,69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1.3% 감소한 27억원에 그쳤고, 1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적자 규모도 2019년 대비 2배 증가했다.

부광약품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 치료제 개발에 착수하며 주가가 크게 출렁인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초 1만4,000원대였던 주가가 이후 거듭 급등하더니 지난해 7월 4만2,500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실적은 주가와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부광약품 측은 “일부품목의 원가구조 변경 및 종속기업의 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투자주식의 주가하락과 종속기업의 주요자산 매각손실 및 손상평가 등이 일시적으로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은 부광약품의 중대현안 중 하나인 승계문제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끈다. 부광약품은 김동연 회장과 고(故) 김성률 명예회장이 1960년 공동창업한 곳이다. 이후 오랜 세월 공동경영체제를 유지해왔으나 2006년 고 김성률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김동연 회장 일가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특히 2018년엔 3대 주주인 고 김성률 명예회장의 차남이 경영현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립양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또 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단일주주 기준 1대주주였던 정창수 부회장이 지분을 대거 처분하면서 김동연 회장이 1대주주 지위까지 확보하게 된 것이다. 정창수 부회장은 고 김성률 명예회장의 동서로, 그동안 김동연 회장 측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명단에 포함돼있지 않았다. 때문에 정창수 부회장의 지분 처분과 김동연 회장의 1대주주 등극은 부광약품의 이른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사실상 종식됐음을 의미했다.

1938년생인 김동연 회장은 최근 만 83세를 넘겼다. 부광약품의 경영권을 확고하게 다지는 것을 넘어 승계문제 또한 시급하다. 장남인 김상훈 사장은 현재 김동연 회장(9.89%)에 이어 2대주주(7.69%)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유희원 대표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실적이 부광약품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부광약품 측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별도 기준으로는 8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올해는 매출 신장 및 보유주식 주가상승 등에 따른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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