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의 던진 ‘제3지대 단일화’ 제안을 수락했다. 다만 금 전 의원이 제안한 1대1 경선에서 범위를 확장해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야권 후보를 아우르는 경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안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장 예비후보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제3지대 단일화’는 금 전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들면서 불을 지폈다. 금 전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안 대표도 저처럼 확장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당연히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태로 가면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다음 안 대표와 저와 국민의힘과 셋이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럼 그사이에 저나 안철수 후보는 우리가 왜 나오는지 이 유권자를 확장시키기 위한 얘기를 할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이날 이같은 제안을 받으면서 야권 단일화가 속도를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단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경선을 통해 분위기를 모은다면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이끌 마중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숨은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야권 후보 적합도나 후보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된 리그가 A리그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원칙과 기준도 제시했다. 그는 “단일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목적과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라며 “단일화에 참여하는 모든 후보들께 다음과 같은 원칙과 기준에 동의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정권 심판 및 정권교체 교두보로서 단일화 취지에 동의 ▲무너져 가는 정의와 공정 바로잡기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 및 단일화된 후보 지지 공개 선언 ▲1차 단일화 이후 국민의힘과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 추진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범야권의 범위에 대해서는 “말씀드린 기준에 동의하는 분들”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역시 ‘제3지대 단일화’에 언급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반응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현재 이 정권에 많은 문제가 있고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는 문제의식을 느끼는 분들이 범야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좀 더 확장해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나라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미래 지향적인 과점을 갖고 정치를 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다 문 정권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안 대표의 단일화 수락에 금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단일화 제안을 수용한 안 후보의 결단을 환영한다”라며 “말씀하신 조건들은 흔쾌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