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김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뉴시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김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민주당의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 시도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자충수”라고 비판을 가했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지난 1일 오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대표발의했다.

임 판사는 ‘세월호 사건’ 당일 7시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행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칼럼을 써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기자의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임 판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재판부는 판결에서 ‘헌법을 위반했다’고 적시했다.

탄핵소추안에는 가결 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인 151명을 넘은 161명의 의원이 동참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150명이 참여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2일 탄핵안을 의사국장을 통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함에 따라 탄핵안은 오는 4일 표결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관 탄핵을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판하며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고, 정권의 외풍이 법원 곳곳에 스며들도록 방치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서 “여러 달 전부터 김명수 탄핵에 대비해 자료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이 언급되자 국민의힘의 “자충수”, “정치공세”라며 비판을 가했다.

김용민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에 동참부터 하고 그런 얘기를 하면 그나마 진정성을 인정하겠는데, 더 심각한 사례는 눈을 감아버리면서 김 대법원장 얘기를 하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코드 인사와 사법부 독립성 훼손이라는 사유 자체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그야말로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되던 당시부터 무차별적 공격을 야당은 해왔었다”며 “주 원내대표가 느닷없이 대법원장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다시 한 번 발동했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뜬금없이 들고 나온 김 대법원장 탄핵은 ‘헌법위반 판사’를 두둔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물타기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며 “남이 하면 길들이기, 내가 하면 정의구현인가”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꺼냈다가 민주당은 물론이고 당 내에서까지 부정적 반응이 나오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맞불 대응 성격이 있다는 오해를 피하려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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