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불리는 앱 프로세서(AP)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IT기업들의 향후 AP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Getty images, 삼성 갤럭시S21 언팩 행사 캡처,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불리는 모바일 앱 프로세서(AP)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 모바일AP 시장 최강자였던 퀄컴을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이에 글로벌 IT기업들의 향후 모바일AP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3분기 모바일AP 시장 32% 성장… “5G와 온-디바이스 AI 영향”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일 지난해 3분기 기준 모바일AP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한 74억달러(한화 8조2,5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모바일AP 시장의 급성장은 5G통신의 도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A는 “5G통신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5G전용 AP 수요 급증에 힘입어 세계 모바일AP 시장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5G통신 도입으로 활성화된 온-디바이스(On-Device) 기반 인공지능(AI)도 모바일AP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SA측 분석이다. 스마트폰으로 온-디바이스 AI기술의 구현을 위해선 고성능의 모바일AP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온-디바이스가 탑재된 모바일AP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디바이스 AI는 기존 스마트 기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중앙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해 분석해야 했던 클라우드 AI와 달리 스마트 기기 자체에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할 수 있는 AI 기술이다. 빠른 속도, 강화된 보안, 낮은 에너지 소비 등의 장점을 갖춰 차세대 AI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21 역시 온-디바이스 AI기능이 강화돼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SA에 따르면 3분기 모바일AP 시장에서 애플은 점유율 31%를 차지하며 전체 매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애플의 아이폰12에 탑재된 모바일AP A14바이오닉./ 애플 공식 유튜브 캡처

◇ 퀄컴 꺾은 애플… ‘엑시노스’ 앞세운 삼성도 경쟁력 강화 기대

지난해 급성장한 모바일AP 시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애플의 약진이다. SA에 따르면 3분기 모바일AP 시장에서 애플은 점유율 31%를 차지하며 전체 매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전통의 AP시장 강자였던 퀄컴은 21% 점유율로 2위로 밀려났으며, 대만 시스템 반도체 업체 미디어텍이 19%의 점유율로 그 뒤를 이었다. 

애플의 모바일AP 시장 약진은 자사의 전략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12’의 뛰어난 판매 성적과 직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모바일AP인 ‘A시리즈’를 아이폰 모델에 탑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아이폰12의 경우 애플에서 세계 최초 5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모바일AP ‘A14바이오닉’이 탑재돼 주목받았었다. 애플에 따르면 A14바이오닉은 경쟁사의 모바일AP보다 약 50%정도 빠른 정보 처리 속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라반 쿤도잘라 SA 차장은 “애플이 퀄컴을 추월해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AP 매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퀄컴의 AP출하량은 지난 8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미디어텍의 추격에도 직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라반 쿤도잘라 차장은 “이번에 애플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으나 퀄컴이 3분기 이후 4G 및 5G AP 출하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여 4분기에는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TSMC와 애플은 지금까지 5나노 공정 칩 도입의 주요 수혜자였지만 올해는 삼성 파운드리와 퀄컴 모두 5나노 공정 수요를 추가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자체 개발한 모바일AP ‘엑시노스2100’를 기반으로 세계 모바일AP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엑시노스2100은 삼성전자가 5나노공정으로 제작한 모바일AP으로 갤럭시S21에도 탑재됐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1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모바일AP 엑시노스는 2017년 이후 자사의 스마트폰 갤럭시S시리즈에서도 점유율이 크게 하락하는 수모를 겪어왔다”며 “하지만 올해 주력 제품인 엑시노스2100과 1080은 뛰어난 공정 경쟁력과 제품성능 등을 보여 시장점유율 회복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퀄컴의 스냅드래곤 가격상승이 예상되는만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엑시노스2100은 시장점유율 상승이 기대되고, 저가형 모델인 엑시노스1080은 삼성전자의 갤럭시A뿐만 아니라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신규 스마트폰에 탑재돼 중국 내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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