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균 수협은행장이 지난달 29일 새 비전인 ‘변화하는 미래, 혁신하는 수협은행’을 발표하고 임직원에게 고객 중심의 혁신을 주문했다. /수협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진균 수협은행장이 신년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협은행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로 취임 4개월차를 맞이한 김 행장은 실적 개선 과제를 무겁게 마주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수협은행은 지난해 세전 순이익이 2,33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2,853억원)보다 18.1% 줄어든 규모다. 순익은 코로나19 특별충당금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협은행은 작년 상반기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뒷걸음질쳐 왔다. 

다만 총자산 규모는 성장세를 보였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총 자산은 2019년(47.6조원) 대비 4조9,657억원 증가한 52조5,664억원을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9년(0.46%) 대비 0.02%포인트 하락한 0.44%로 개선됐다. 수협은행 측은 경쟁사 대비 양호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자평했지만 순익 감소세는 아쉬운 실적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유행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경제 및 금융 불확실성 우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추가적인 충당금 및 리스크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주요 금융사들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기존 경영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꾀하기도 했다. 기존 CEO의 연임을 결정하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하는 인사기조가 나타난 것이다. 

물론 CEO교체가 단행된 곳도 있다. 수협은행도 그 중 하나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11월 김진균 행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김 행장은 수협은행이 출범한 이래, 첫 내부 출신 행장이다. 수협 내에선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김 행장의 발탁 배경엔 그의 영업 역량을 토대로 은행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취임 당시 △조직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 △수익창출 능력 배가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 △전사적인 리스크 관리 △고객중심체제 구축 △노사 관계의 소통과 협력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 등 7가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취임 후 내부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조직 정비를 힘써왔다. 대규모 조직 개편을 꾀하진 않았지만 상위 부서와 기능이 중복되는 조직을 통합하고 영업 조직을 강화했다. 올해 수협은행은 본점 직원 상당수를 영업 분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그는 올해 수협 회원조합과 협업 강화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수협 회원조합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수협은행-상호금융 상생발전협의회’를 신설‧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상생발전협의회는 매월 한차례 모임을 갖고 △수협은행과 회원조합간 공동마케팅 방안 △회원조합 디지털금융 확대 △비이자 수익원 공동개발 △사회공헌활동 공동 추진방안 등을 논의하게 될 예정이다.  

수협은행은 김진균 행장 지휘 아래, 최근 새 비전도 제시했다. 수협은행의 새 비전은 ‘변화하는 미래, 혁신하는 수협은행’으로 정해졌다. 이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혁신을 통해 미래금융의 주역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연 김 행장의 혁신 주문이 올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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