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야당 내에서 ‘탄핵’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국회가 4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언론이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 판사가 탄핵되지 못할까봐 사표를 반려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대법원이 관련 의혹을 부인하자, 임 판사는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사실이 맞다고 반박에 나서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대법원 측은 지난 3일 언론을 통해 김 대법원장이 임 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법원 측은 지난해 5월 말께 김 대법원장이 임 판사와 만나 건강과 신상 문제와 관련해 논의했지만 임 판사가 그 자리에서 사표를 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김 대법원장은 임 판사에게 일단 치료에 전념하고 신상 문제는 건강 상태를 지켜본 뒤에 추후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임 판사는 변호인을 통해 당시 김 대법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했지만 ‘국회의 탄핵 논의’를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임 판사는 4일에는 김 대법원장의 관련 발언이 담긴 녹취록까지 언론에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김 대법원장이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언급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 대법원장은 또 “탄핵이라는 제도 있지, 나도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일단은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라며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3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의 책무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정치권 눈치를 살피며 스스로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 처신”이라며 “만약 사실이라면 탄핵돼야 할 사람은 임성근 판사가 아니라 김명수 대법원장”이라고 주장했다.

김도읍·유상범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사법부 독립을 수호해야 할 대법원장이 탄핵 소추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더니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며 “오늘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를 바라며 만일 거부한다면 탄핵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의 탄핵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임 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후배의 목을 권력에 뇌물로 바친 것”이라고 김 대법원장 비판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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