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금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민주당 시장 후보 지원자들의 국민면접’ 방송촬영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주자는 여성시장론과 금태섭 전 의원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금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민주당 시장 후보 지원자들의 국민면접’ 방송촬영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주자는 여성시장론과 금태섭 전 의원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우상호 예비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선 초반 두 주자는 서로를 향해 “누나 동생처럼 서로 보듬어주고 어깨동무하며 그렇게 경선을 치렀으면 한다”라며 ‘아름다운 경선’을 강조했지만, 경선 레이스가 진행될수록 신경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두 후보는 ‘여성시장론’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선거전 초반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는 야당의 ‘박원순 공세’를 피할 수 있는 여성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여성시장 탄생’ 필요성에 방점을 찍으며 우상호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3일 저녁 JTBC에 출연해 ‘야권에서 이번 선거는 하지 않았어도 될 선거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을 받고 “그 책임감 때문에 이번만큼은 여성시장이 탄생해야 한다”면서 “여성들의 마음을 보듬고 또 그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우상호 후보는 성별 구분이 시장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우 후보는 한 라디오에서 “여성이어도 양성평등,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분이 있고 남성이어도 각성을 통해 양성평등 사회로 가야 한다는 공동체 정신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꼭 그것이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우 후보는 “여성 단체장이 나올 때가 됐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최근의 여러 사건 때문이라면 여론조사를 해봐도 그 문제의 해결은 여성인지, 남성인지에 달린 게 아니라는 비율이 80%는 나온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지난해 10월 민주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금태섭 전 의원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영선 후보는 금태섭 전 의원을 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우상호 후보는 “동의할 수 없다”며 맞섰다.

박 후보는 한 라디오에서 “(금 전 의원이) 당에서 공격도 많이 받았지만 그런 것을 보듬고 가는 품이 넓은 민주당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상호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금태섭 전 의원이 야권 후보단일화에 나서고 있는 것을 겨냥해 “3자 단일화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른바 ‘반문재인 연대’에 참여해 대통령을 흔들겠다는 것인데, 이런 후보를 끌어안는 것이 민주당의 ‘품 넓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박영선 후보가 이 발언을 거두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 후보는 “한때 같은 당 식구여서 끌어안아야 한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언주 전 의원도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우리가 끌어안고 연대해야 할 대상은 열린민주당, 정의당, 시대전환 같은 범진보진영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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