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수제맥주 열풍에 본격적으로 힘을 보탠다. 사진은 한 편의점 냉장고에 진열돼 있는 다양한 종류의 맥주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평범한 맥주가 아닌, ‘특이한 향’ ‘새로운 맛’을 뽐내는 ‘수제맥주’가 날아 올랐다. 사진은 한 편의점에 진열돼 있는 다양한 맥주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1년.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평범한 맥주가 아닌, ‘특이한 향’ ‘새로운 맛’을 뽐내는 ‘수제맥주’가 날아 올랐다. 외식도 마음 편히 못하는 시국에 ‘집에서나마 새로운 맛을 경험하자’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편의점을 중심으로 수제맥주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 수제맥주 성장세… ‘NO재팬’이 쏘아올려 ‘코로나19’가 받아쳤다

4일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8년 600억원에서 2019년 800억원으로 커진 데 이어 2020년에는 전년 대비 47.5% 증가한 1,18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수제맥주 ‘맏형’ 격인 제주맥주의 작년 연 매출은 약 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019년 연매출에 육박하는 실적을 달성한 상승세를 하반기까지 유지해 2017년 론칭 후 사상 최고 연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수제맥주 성장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는데, 2019년 7월 ‘한일 무역갈등’에서 비롯된 ‘일본제품 불매운동(NO재팬)’이 그 시작이다. 당시 NO재팬이 과열되며 일본산 수입맥주 수요도 급속도로 줄어 들었다.

기자가 직접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조회한 결과, 2018년 38만7,981t이었던 맥주 수입량은 2019년 36만131t으로, 7.1% 감소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27만7,930t을 기록하며 2년 만에 28.3%가량 급감했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도 수제맥주 성장에 한몫 보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술족’이 늘어나자 편의점을 중심으로 수제맥주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 주요 편의점의 작년 수제맥주 매출을 살펴보면, CU와 이마트24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0%, 210% 증가하며 세 자릿수 신장률을 달성했다. 또 같은 기간 GS25의 매출도 전년보다 6배가량 늘었다.

이런 가운데, 주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수제맥주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유통업계가 수제맥주 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너시스 BBQ는 작년 7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 잡고 수제맥주 ‘BBQ비어’ 6종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월말에는 제주맥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이르면 오는 3월 중 ‘황금올리브 치킨’에 최적화된 산뜻한 프룻 에일 맥주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원재료 수급이나 설비투자 등의 한계로 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수제맥주사를 돕기 위해 나섰다. 일명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 이를 통해 수제맥주사들은 별도 설비투자 없이 캔제품 생산이 가능해져 더 다양한 레시피 개발과 품질 향상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올해에도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로 캔 수제맥주 대비 생 수제맥주 매출이 감소해 관련 정책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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