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르노그룹 본사 고위 임원이 르노삼성자동차에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상 노조를 향한 ‘최후통첩’이다. 노조가 최근 파업을 위한 준비를 마친 가운데, 향후 노사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 르노그룹, 사실상 ‘최후통첩’
르노삼성은 9일 르노그룹의 제조·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Jose Vicente de Los Mozos) 부회장이 르노삼성 부산공장 임직원들에 대한 영상메시지를 통해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및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며 주요 내용을 전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먼저 “지난해 부산공장을 방문했을 때, 부산공장은 뉴 아르카나(XM3 수출 차량)의 유럽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었다”고 환기하며 “그 약속을 믿고 르노그룹 최고 경영진들을 설득해 뉴 아르카나 유럽 물량의 부산공장 생산을 결정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말 기준으로 그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고, 부산공장의 공장제조원가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캡쳐와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며 “이는 부산공장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이와 관련해 부산공장의 르노그룹 내 생산경쟁력(QCTP) 순위가 2015~2018년엔 1~2위권이었으나 2020년엔 10위로 떨어졌다고 부연 설명했다. 특히 QCTP 항목 중 공장제조원가(VTU) 등 비용(COST) 항목의 점수가 가장 저조하다며 “2020년 기준 부산공장의 공장제조원가 점수는 르노그룹 소속 전 세계 19개 공장 중 17위로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밝혔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XM3의 성공적인 유럽 수출을 위해 세 가지 목표 달성을 제시했다. 최고의 품질, 생산 비용 절감, 생산 납기 준수가 그것이다.
아울러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 임직원들을 믿고 XM3 생산을 결정했지만, 오늘 우리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여러분들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부산공장의 서바이벌플랜과 전략은 스스로를 위한 최우선적 생존 계획이다"라며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 서바이벌 계획을 진행해야만 한다. 수요 대비 공급의 과잉 투자 환경에서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미래에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부산공장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강한 경고도 남겼다.
이처럼 르노그룹 본사 차원에서 노조를 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향후 르노삼성 노사관계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르노삼성 노사는 국내 완성차업계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했다. 또한 노조는 최근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키며 파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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