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5일로 예정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간 첫 TV 토론회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무산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TV 토론회가 무산되면서 제3지대 단일화가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이를 둘러싼 두 후보의 신경전도 펼쳐지면서 단일화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안철수 후보와 1차 TV토론을 공지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당초 이들은 15일과 25일 두 차례 TV토론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첫 토론을 하루 앞둔 날까지도 구체적인 사안을 결정하지 못하며 불발됐다.

금 전 의원은 이에 대한 책임을 안 대표에게 돌렸다. 그는 “단일화 합의를 하고 보름이 지나도록 실무협상만 계속되는 상황에 대해서 유감이라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설 전에 하자는 것도 양보하고, 횟수도 2번 하자는 데 동의해서 원만하게 될 줄 알았는데 보름이 지나도록 실무협상이 계속돼서 현실적으로 토론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금 전 의원이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응수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5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금 전 의원 측에서 실무협상장에 나오지 않아서 오늘 TV토론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토론 횟수가 제한돼 있는데, 추후 국민의힘과 단일화까지 고려하면 금 전 의원과 토론회를 기존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게 안 대표 측의 입장이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전날(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앙선관위에서 선거법 관련된 통보가 왔다. 단일화 후보 협상에 대해서는 한 후보당 한 번만 토론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TV토론도 있고 그런 부분을 고심 중인데 금 후보 측은 이번에 그 카드를 쓰겠다는 취지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이미 합의된 사항이기 때문에 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선관위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20년 전 사례를 갖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와 저는 분명히 15일, 25일 TV토론을 갖겠다고 약속을 했으면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 간 단일화 협상 자체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양측은 모두 단일화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며 이같은 해석을 경계했다. 추후 협상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은 “출마선언 때 말씀드린 대로 야권 후보들이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안 후보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진 대변인 또한 ‘단일화 무산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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