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다. 자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검은사막'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로 전반적인 실적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펄어비스는 올해 검은사막의 직접 서비스, 연내 붉은사막 출시, 이브에코스의 중국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
펄어비스가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다. 자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검은사막'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로 전반적인 실적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펄어비스는 올해 검은사막의 직접 서비스, 연내 붉은사막 출시, 이브에코스의 중국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펄어비스가 지난해 장기간 신작 부재에서 벗어나 ‘섀도우 아레나’와 ‘이브 에코스’를 선보였지만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올해도 이렇다 할 신작 라인업이 두드러지지 않는 가운데 부진을 극복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 연간 영업익 소폭 증가… 검은사막 한계 달했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572억9,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4,887억6,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당기순이익은 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한데 그쳐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더욱 참담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한 199억7,600만원을 기록했고 매출은 13.6% 감소한 1,056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4억7,8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연간 및 4분기 실적의 부진은 상반기 출시한 배틀액션 장르의 섀도우 아레나와 샌드박스 장르의 다중접속(MMO) 이브 에코스가 크게 기여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섀도우 아레나는 검은사막의 ‘그림자 전장’ 콘텐츠를 별도 게임으로 개발한 펄어비스의 PC온라인 신작이다. 이브 에코스는 CCP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PC온라인 ‘이브 온라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중국의 넷게임즈가 개발한 샌드박스형 모바일 MMO 게임으로 지난 9일 중국에서 판호가 발급됐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77%를 기록하며 빛을 발했다. 지역별 비중은 북미‧유럽 45%, 아시아 32%, 한국 23% 순이었다. 검은사막 IP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은 유지할 수 있었다.

플랫폼별 비중을 살펴보면 모바일이 46%로 가장 높았고 PC온라인은 43%, 콘솔은 11%를 기록했다. 특히 PC와 콘솔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7%, 2.2% 증가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음에도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조석우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6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검은사막의) 직접 서비스로 재무 개선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며 “전세계 라이브 서비스 역량도 확보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4분기 중으로 붉은사막을 출시하기 위해 김대일 의장을 비롯한 개발인력 100여명이 투입돼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업계에선 이른 시일 내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트레일러까지 공개하며 출시 소식을 알린 PC온라인 신작 붉은사막은 올해 연말께나 출시가 예정돼 있고 지난 2019년 지스타에서 공개한 ‘도깨비’, ‘플랜8’ 등은 올해 출시가 어려운 상황이다.

붉은사막을 오는 4분기 중으로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지만 출시 전 공백기간 동안 부진을 메울 수 있는 수익원도 많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 전까지 검은사막의 직접 서비스, 이브 에코스의 중국 서비스 등으로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을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연간 및 4분기 실적으로 볼 때 현재도 적극 전개하고 있는 검은사막의 경우 실적을 견인하는데 한계에 달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브 에코스는 중국 현지에서 모바일임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높은 그래픽과 이용자 경험 등의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게임 운영 자체에 대한 불만족이 높고 이용자들의 거듭되는 피드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 9일 외자 판호가 발급된 만큼 운영 방식에 대한 개선이 있지 않을 경우 현재의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업계는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콘솔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며 매출이 증가하는 듯 했지만 결국 단일 IP로는 전반적인 수익성은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한 것 같다”며 “펄어비스가 당초 계획대로 신작을 출시하기 위해 개발력을 집중하고 있고 IP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도 전개하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 수익성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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