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국민의힘의 4·7 보궐선거 경선 흥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당장 같은 야권에서 별도 경선을 진행 중인 ‘제3지대’와 비교해도 국민 주목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22일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따르면, 지난 19일 진행된 서울시장 후보 경선 2차 맞수토론에서 나경원-조은희 조 토론 영상 조회수는 3만2,000회 였고, 오신환-오세훈 조는 1만 회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보다 앞서 18일 진행된 부산시장 후보 경선 2차 토론에서 이언주-박민식 조가 2만1000회, 박성훈-박형준 조가 1만회를 기록했다.

지난 15일(부산), 16일(서울) 양일간 진행된 1차 맞수토론은 조회수 3만 회조차 넘어서지 못했다. 오른소리 구독자만 18만8,000명(22일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기록이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가 18일 채널A에서 진행한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토론은 조회수 22만회를 기록했다.

이같은 조회수 격차가 ‘토론 채널’ 때문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제3지대 토론이 당 채널이 아닌 전국구 방송채널에서 진행된 만큼 단순 조회수 비교를 통한 흥행 여부 판단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실제 채널A의 유튜브 채널 ‘채널A 뉴스’ 구독자는 108만 명이다.

국민의힘 토론의 흥행 저조가 단순히 토론 플랫폼 만의 문제일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의 미흡한 조력, 후보간 엇비슷한 공약, 야권 단일화에 관심도 편중 등이 본경선 흥행 저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채널A에서 단일화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채널A에서 단일화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저조한 관심, 반등 가능할까

국민의힘은 이미 본경선 반환점을 돌았다. 23일 3차 맞수토론, 26일과 내달(3월) 1일 합동토론을 남겨두고 있다. 그밖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은 이날 저녁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합동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주를 지나면 사실상 후보 결정 절차만 남는 셈이다. 토론 일정이 끝나면 3월 2일과 3일 여론조사를 거쳐 4일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 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은 최종 야권 단일후보 선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골인점은 가까워지는데 제1야당의 경선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이 고심이다. 제3지대 경선 대비 주목도가 계속해서 밀린다면 최종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돈을 풀겠다는 공약부터 엇비슷하다. 주택·부동산·복지 공약도 큰 차이가 없다”며 “숫자 차이가 조금 있고 네이밍이 다를 뿐 유권자가 보기에는 차별성 있는 공약이 없다고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비대위원장(김종인)이나 원내대표(주호영)가 후보들을 찾아 같이 시장을 돌면서 손이라도 한번 들어줬나. 해준 게 없다”며 “당장 당에서 경선에 별로 관심이 없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우리 당 경선에 관심을 갖겠나”라고 했다.

경선 토론이 사실상 인지도 경쟁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2차 토론까지 당내 서울시장 ‘빅2’로 거론되는 나경원-오세훈 후보가 나란히 2승을 챙겼다. 상대적 군소후보들이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면서 당초 기대됐던 ‘미스터트롯’ 방식의 경선과도 거리가 멀어진 셈이다.

‘빅2’ 중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가 나온다고 해도 시민들의 관심이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입당 문제에 쏠려 있기 때문에 좀처럼 흥행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안철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오세훈이나 나경원이 이긴들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며 “안철수와 합칠 건지, 안철수가 2번(국민의힘 후보)으로 나갈지 4번(국민의당 후보)으로 나갈지만 궁금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금태섭 후보의 제3지대 경선 토론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요소가 국민의힘보다 풍부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금 후보보다 유리한 입장인 안 후보가 경선에 합의하는 과정,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의 무시 발언 등이 결과적으로 관심도를 높였다고 본다”며 “관심 요소를 공약, 정책에 한정짓지 않고 토론 자체에 흥미를 유발한 것이 흥행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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