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안내 미흡했던 점 사과… 검출 원인 관련 세부적 조사 필요”

‘유기농 반려동물 사료’로 잘 알려진 브랜드 ‘ANF’의 한 제품에서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다. 사진은 정상적인 사료 모습(왼쪽)과 초록색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오른쪽 위), 사료에서 발견된 이물질(오른쪽 아래) 모습. /우리와, 취재원 제공
‘유기농 반려동물 사료’로 잘 알려진 브랜드 ‘ANF’의 한 제품에서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다. 사진은 정상적인 사료 모습(왼쪽)과 초록색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오른쪽 위), 사료에서 발견된 이물질(오른쪽 아래) 모습. /우리와, 취재원 제공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국내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이르는 신조어)’이 1,500만명을 넘고 반려동물의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 반려인도 많아진 가운데, ‘유기농 반려동물 사료’로 잘 알려진 브랜드 ‘ANF’의 한 제품에서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 플라스틱, 배변으로 나온다?… “모르고 먹었을 때나 하는 말”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가량인 1,5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자신처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이른바 ‘펫미족’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는 반려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제분 계열사 우리와㈜(이하 우리와)가 전개하는 글로벌 펫푸드 브랜드 ANF의 한 개 사료 제품에서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와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A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ANF 사료에서 나온 플라스틱 사료’라는 글과 함께 4장의 사진을 올렸다. 게재된 사진 속 사료 알갱이에는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초록색 이물질이 박혀 있었다.

오랫동안 ANF라는 브랜드를 믿고 자신의 반려견에게 사료를 먹였다는 A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사료를 구매한 뒤 밀폐용기에 옮기던 중 해당 이물질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후 곧장 ANF 공식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본사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본사에 전화 했더니 ‘소량은 먹어도 배변으로 나올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수의사는 “플라스틱을 소량 먹고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낮은 건 맞다”면서도 “그건 강아지가 모르고 먹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개가 먹는 사료에 이물이 들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해당 사례와 관련, 우리와 관계자는 <시사위크>에 “당초 ‘플라스틱처럼 보이는데 먹었을 경우 반려견에게 해가 되는지’ 문의해 ‘소화가 안 되는 물질일 경우 대부분 배변으로 배출된다’고 안내했다. 이후 안내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사과 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사의 사료 포장 과정에서 금속검출기를 통한 금속 물질을 검출하고, 공항이나 식품공장에서 사용하는 X-Ray 검출기를 통해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과 같이 비철물질로 금속검출기에서 검출할 수 없는 이물까지도 제거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도 “플라스틱 조각 혼입 건에 대해서는 공정 중 어떤 과정에서 혼입될 수 있는지, 왜 X-ray 검출기에서 검출되지 않았는지 등 세부적인 조사가 필요하며, 원인에 따른 검출기 감도 조절, 정선기 망의 크기 조절 등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 알 수 없는 털?… “소·양고기 제품은 있을 수 있다”

ANF 사료에서 이물질이 나온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1일 페이스북의 반려동물 관련 한 그룹에는 ‘강아지 밥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정상적인 사료와 확연히 다른 모양·색깔의 이물질 사진이 게재됐다. 당초 글에는 브랜드명과 제품명이 적혀 있었지만, 현재 삭제된 상태다.

온라인쇼핑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후기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ANF 사료 제품을 구매한 일부 고객들은 “사료에서 이물질이 나와 당황스럽네요” “어떻게 관리하길래 사료에 플라스틱이 박혀있을까요?” “알갱이마다 붙어있는 흰 털 뭐죠?” 등의 내용을 상품평에 남겼다. 플라스틱·돌로 추정되는 물질부터 알 수 없는 털까지 이물질 종류도 다양했다.

제품 패키지 옆면에 ‘양고기와 소고기를 사용한 제품의 경우 제품 표면에 털이 보일 수 있으니 문제없이 급여 가능합니다’라고 적혀있는 모습. /취재원 제공
제품 패키지 옆면에 ‘양고기와 소고기를 사용한 제품의 경우 제품 표면에 털이 보일 수 있으니 문제없이 급여 가능합니다’라고 적혀있는 모습. /취재원 제공

이 중에서도 ‘사료에서 털이 나왔다’는 내용의 후기가 특히 많았다. 양고기·소고기·오리 등 식용 생고기를 사용한 제품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제거가 완전히 되지 않아 고기 표피에 남아 있는 잔털일 경우라는 게 우리와 측 설명이다. 또 패키지 옆면에 ‘양고기와 소고기를 사용한 제품의 경우 제품 표면에 털이 보일 수 있으니 문제없이 급여 가능합니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구매할 때 제품 상세 설명 페이지에서 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해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각종 온라인쇼핑 플랫폼 제품 상세 설명란에는 안내 문구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우리와 공식 온라인몰인 ‘이리온 몰’에서도 해당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 우리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제품 패키지를 리뉴얼 하는 과정에서 제품 상세 페이지에 아직 반영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면서 “문제를 알았으니 빠르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료 이물질건과 관련해서는 “이물질건을 접수 받는 즉시 제품을 수거해 원인 파악 및 재발 방지를 위해 국내 제조사, 해외 제조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이용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교환·환불·보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NF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우리와는 지난 2010년 대한제분이 반려동물 사업을 위해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우리와
ANF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우리와는 지난 2010년 대한제분이 반려동물 사업을 위해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우리와

◇ 사료 시장점유율 1위 우리와… “강한 책임감 가져야”

ANF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우리와는 지난 2010년 대한제분이 반려동물 사업을 위해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당초 동물병원 프랜차이즈 ‘이리온’으로 출발했다가, 2018년 계열사 대한사료의 펫사료 부문을 넘겨 받으며 몸집을 불렸다.

특히 2019년 초에는 ANF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던 대산앤컴퍼니를 인수하면서 반려동물 사료 시장점유율 업체 1위로 발돋움했다. 실제 2018년 28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930억원으로 224% 뛰기도 했다.

우리와에 따르면 ANF는 현재 다양한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크게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 라인과 해외 소싱 제품으로 구분돼 있다. 해외 소싱 제품 중 ‘홀리스틱’ ‘그레인프리’는 미국, 호주 등에서 제조 중이고,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는 ‘6free’ ‘더블믹스’ 등이 있다.

우리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내 생산 제품 중 당사 자체에서 제조하고 있는 것은 없고, 모두 국내 제조업체에 OEM(주문사 상표 부착 생산)을 주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관리 주체는 당사에 있기 때문에 공장 실사를 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려인들은 자신이 잠깐 한눈 판 사이에 먹지 말아야 할 작은 이물질을 먹은 반려동물이 걱정돼 낮이고 밤이고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왜 좀 더 신경쓰지 못했을까’하며 자책한다. 그들에게 반려동물은 그저 ‘동물’이 아닌 ‘가족’이기 때문이다. 반려인들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 만큼, 관련업계의 강한 책임감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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