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의 주문을 전면 중단했다. /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가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의 주문을 전면 중단했다. /테슬라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테슬라가 배짱 두둑한 불통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곱지 않은 시선과 논란이 거듭되고 있지만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모습이다.

◇ 열흘 만에 사라진 차량… 주문한 고객도 어떻게 될지 몰라

테슬라는 지난 12일 국내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Y를 공식 출시했다. 테슬라의 첫 SUV모델이자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한 보급형으로 주목을 받은 차량이다. 모델Y는 총 3개 트림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 가장 저렴한 스탠다드 레인지는 5,999만원에 가격이 책정돼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맞춘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흘 뒤인 지난 22일, 테슬라 국내 홈페이지에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자취를 감췄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구매 페이지에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에 대한 공지나 설명이 일체 없었다.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사라지기 전은 물론 사라진 뒤에도 테슬라 측은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 결함문제, 마진문제 등이 이유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 역시 이에 대해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단행된 것으로 우리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단순히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을 신규 주문할 수 없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미 계약금을 걸고 주문한 고객들도 차량을 실제 구입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로선 주문한 고객들이 차량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알 수 없다. 확인이 되면 적절한 사후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꽉 막힌 불통 행보로 소비자 신뢰를 저해시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테슬라는 그동안 차량 인도 시기, 가격 변동, 차량 품질 및 수리 문제로 꾸준히 논란에 휩싸여왔으며, 고객 불만 또한 계속된 바 있다. 특히 그때마다 테슬라는 상식에서 벗어난 대응으로 일관해 ‘안하무인’, ‘배짱장사’라는 비판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기여서 보조금 등 특수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테슬라의 입지가 워낙 탄탄하다보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만약 기존의 자동차 브랜드가 이 같은 행태를 보였다면 소비자 불만과 여론의 뭇매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 경쟁 브랜드, 경쟁 모델들이 속속 등장할 텐데 언제까지 이러한 태도를 유지할지 모르겠다”며 “다른 전기차 선택지가 생긴다면 테슬라의 불통은 치명적인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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