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가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 /하나카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가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 카드업황 악화에도 양호한 경영 실적을 거둔 점이 재신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장 대표가 올 초 포부를 밝힌 종합 디지털 페이먼트사 도약을 위한 사업 추진에도 더욱 힘을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호실적 바탕으로 재신임… 1년 더 이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최근 계열사 및 관계회사 주요 CEO의 후보 추천을 마무리 지었다.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오르며 사실상 연임이 결정됐다. 그의 선임은 이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며, 임기는 1년 연장된다. 

장경훈 대표는 1993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하나은행 리테일본부장,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하나은행 웰리빙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19년 대표이사에 선임돼 하나카드를 2년간 이끌어온 인사다. 

연임 배경엔 실적 개선 성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무려 174.4% 증가한 1,54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2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175.9% 성장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소비가 크게 위축세를 보였음에도 큰 폭의 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하나카드는 수수료 비용과 판관비 절감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시에, 디지털 혁신으로 비용 효율화를 꾀해 수익성 악화를 방어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카드는 장 대표 체제 아래에서 디지털 프로세스 개선에 힘을 쏟았던 바 있다. 이를 통해 신용카드 유치·발급 프로세스와 상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했고, VAN 수수료 등 업무 비용도 대폭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온라인 업종 취급액이 증가한 것도 이익 증가에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하나카드의 온라인 업종취급액은 전년보다 약 33.7% 증가했다. 이 같은 전반적인 경영성과와 더불어 조직 안정화 인사 기조 등이 이번 재신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 종합 디지털 페이먼트사 도약 각오… 디지털 혁신·신사업 속도낼 듯 

올해 금융사 CEO 인사 기조에선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하는 기조가 두드러졌다. 불확실한 경기 상황을 대비해 기존 경영진 체제를 유지하는 곳들이 많았으며, 카드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작년 연말부터 올 3월까지 CEO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사 5곳 중 3곳이 기존 CEO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업계에선 장 대표 체제가 유지되면서, 그가 구상한 올해 사업 계획도 보다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를 종합 디지털 페이먼트사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았다. 장 대표는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이제는 기존 카드사에서 ‘종합 디지털 페이먼트사’로 거듭나야 할 시기”라며 이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구축과 경쟁력 확보 △신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 및 디지털 페이먼트에 걸맞는 포트폴리오 재구성 △종합 디지털 페이먼트사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올해 하나카드는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한편, 신사업 진출을 통해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꾀할 방침이다. 올 초에는 자동차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나카드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6개사 경쟁체제로 재편됐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사업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며 “다만 기존에 없던 사업 부문이 생긴 만큼,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도 카드업계의 업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장경훈 대표 2기 체제가 순항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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