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김치’ 베트남 시장점유율 1위… 맵기 조정·고수·채식 ‘현지화’ 통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가 베트남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CJ제일제당 베트남 매장 내 비비고 김치 판매 코너 모습.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가 베트남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CJ제일제당 베트남 매장 내 비비고 김치 판매 코너 모습. /CJ제일제당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가 베트남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맵기 조정, 고수 김치, 채식 김치 등 베트남 소비자 입맛에 맞게 현지화한 게 성공 비결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가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전년 대비 25% 성장한 약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비비고 김치의 베트남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베트남 김치 시장에 진출해 올해로 6년째 현지에서 비비고 김치를 생산해오고 있다. 비비고 김치는 ‘빅씨마트’ ‘코옵마트’ ‘메트로’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베트남 전역 4,300여개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회사 측은 “비비고 김치의 성공 비결은 ‘한국 발효기술 기반의 현지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베트남식 젓갈 등 발효식품과 절임채소 문화권이라, 김치 자체는 현지인에게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기존에 베트남에서 판매 됐던 김치는 지나치게 달고 액젓 맛과 향이 강해 ‘한국 김치’가 아닌 ‘무늬만 김치’였던 것.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한식 김치의 본질은 지키면서 소비자 입맛에 맞게 현지화했다. 우선 김치의 맵고 자극적인 맛을 연상시키는 빨간 색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매운 정도를 조정했다. 또 ‘비비고 썰은 김치’를 주력으로 하되 현지인에게 익숙한 향신채소 고수를 넣은 ‘고수김치’, 종교적 신념으로 동물성 식재료를 먹지 않는 소비자를 위해 젓갈을 넣지 않은 ‘베지테리언(Vegetarian, 채식주의자) 김치’ 등도 내놓았다.

‘K-김치’라는 한국 정통성을 강조하며 제품 신뢰도에 중점을 둔 마케팅 활동도 주효했다. 현지 소비자 조사 결과, 베트남의 김치 소비자는 ‘품질 안전’과 ‘좋은 원재료’를 가장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 대표 식품기업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 김치임을 강조하며 소비자 신뢰를 쌓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좋은 원재료로 언제나 신선한 맛을 내고 한국 김치 만의 자연발효 과정으로 보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회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서 김치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에서의 성과는 K-김치 글로벌 확대의 초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CJ의 차별화된 패키징 기술이 담긴 ‘비비고 단지김치’를 앞세워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확산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베트남 시장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젊은층의 인구 비중이 높고, 건강과 웰빙 트렌드가 급부상 중이다. 김치 문화 확산에 따라 김치가 밥에 곁들이는 반찬(사이드 디쉬)의 역할을 넘어 20~30대는 면 요리 등의 토핑으로, 40대 이상은 볶음요리나 국물요리 ‘러우’의 재료 등으로 활용도가 확장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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