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여당 일각에서는 변 장관 사퇴론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여당 일각에서는 변 장관 사퇴론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직전 사장을 지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퇴 요구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박수현 홍보소통위원장은 지난 9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이렇게 된 책임을 지고 오늘 내일은 아니더라도 조만간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이 부동산, 주거 문제를 가지고 얼마나 고통받고 있느냐”며 “청년들은 ‘영끌(영혼까지 끈다)’해서 집을 마련하고 싶은데 지금은 LH 사태와 관련해 ‘영털(영혼까지 털렸다)’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변 장관이 LH 직원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겨냥해 “변 장관은 이 와중에도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그 자리(LH 사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해임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과거 사장 경험도 있고 기관에 대한 성격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엄정하게 조사해 이번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도 어떨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LH 사장이었던 변창흠 장관이 이런 비리를 인지 혹은 묵인했거나 방조했거나 이런 정도의 연관성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단순히 정치적 책임을 넘어서 필요하다면 법적 책임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일부 언론은 민주당 지도부가 4월 재보궐선거 민심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변창흠 장관의 경질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10일 예정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변 장관 사퇴를 건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변 장관 경질 요구’ 관련 보도에 대해 “그건 우리가 논의한 바 없다”며 “고위공직자나 정무직 공직자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는 것이지만 지금은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인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에게 공지 문자를 보내 “민주당 지도부가 변 장관 경질을 대통령에게 요구할 방침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일단 선긋기에 나섰지만 오는 11일 정부의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 후에 민심이 더욱 악화될 경우, 민주당 지도부도 변 장관 사퇴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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