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과기정통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2명이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Getty images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2명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해 건강 및 일상생활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의 비율이 높아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 10명 중 2명 스마트폰 중독… ‘과의존 위험군’ 증가세 

10일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이 23.3%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3.3%p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잠재적 위험군의 비율은 19.3%이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이용자 비율은 4.0%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스마트폰이 일상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활동이 되고, 이용 조절에 실패해 신체·심리·사회적 문제를 겪는 상태다.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조절력이 약화, 건강·일상생활에 문제 발생이 시작하는 잠재적 위험군부터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 건강·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유아동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성인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동(만3~9세)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전년 대비 4.4%p 증가한 27.3%였다. 특히 만10~19세 청소년의 경우 무려 35.8%가 과의존 위험군에 속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6%p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청소년이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과의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 조사에 참가한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자 중 맞벌이 가정의 경우 39.2%의 청소년이 과의존 위험군에 속해 외벌이 가정 29.3%보다 약 9.9%p 많았다. 

또한 여학생의 경우 36.5%가 과의존 위험군에 속해 35.0%인 남학생보다 1.5%p 많았다. 학년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의 경우 △초등학교 (30.5%) △중학교 (39.6%) △고등학교 (35.0%) 순으로 나타나 중학생이 스마트폰의 유혹에서 가장 취약했다.

성인의 경우 만 20세~59세는 22.2%, 60대는 16.8%가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돼 상대적으로 유아동과 청소년보다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도가 낮았다. 하지만 성인 역시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만20~59세는 3.4%p, 60대는 1.9%p 전년대비 증가해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조사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이 23.3%로 나타났다. 이 중 만10~19세 청소년의 경우 무려 35.8%가 과의존 위험군에 속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시력·근피로 유발… 심리적 악영향도 미칠 수 있어

의료계 전문가들은 지나친 스마트폰의 사용이 시력과 목 근육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용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실제로 지난 2014년 계명대학교 간호학과 박정숙 교수 외 4명의 연구원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및 게임 등을 장시간 이용할 시, 안구건조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대학교 연구팀에서 스마트폰 사용시간에 따른 눈 깜빡임 횟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동영상 사용군과 게임 사용군 모두 스마트폰 사용시간에 따라 눈 깜빡임 횟수가 감소했다. 두 실험군 참가자 모두 스마트폰 사용 전엔 1분간 각각 28.3회, 30.1회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약 스마트폰을 사용한지 20분이 된 시점에선 각각 20.7회, 21.5회로 눈 깜빡임 횟수가 크게 줄었으며, 40분 시점에서는 각각 19.9회, 16.1회로 감소했다.

계명대 연구진들은 “실험 결과를 볼 때, 장기간의 스마트폰의 사용이 안구건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스마트폰 사용 40분이 지나기 전에 휴식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며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지침을 개발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을 해 국민의 눈 건강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시력저하, 근육통 등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 불안 및 우울감 등 심리적 문제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Getty images

또한 2019년 삼육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과도한 스마트폰은 근 경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근 경직란 근육이 강하고 빨리 수축돼 근육이 정도 이상으로 흥분 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근 피로 현상의 일종을 말한다. 근 경직은 사람이 움직일 시 필연적인 현상이지만, 과도할 경우 통증과 피로를 부를 수 있다.

삼육대학교 연구팀은 “실험 결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할수록 위등세모근·목빗근·위팔노근 등의 근육은 60분 후, 뒤통수밑근은 90분이 지난 후 근경직도에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근육은 등척성수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되므로 근육에 혈액의 흐름이 제한되고, 근수축시 발생되는 젖산 등이 적절히 제거되지 못하고, 산소의 공급이 부족하기에 에너지원인 ATP의 생성도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근경직도는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심리학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과도한 이용이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북대학교 심리학과 강혜자 교수는 2016년 발표한 논문에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지각하는 심신 증상에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실험을 진행한 결과, 스마트폰 중독점수와 우울, 불안, 두통 등의 상관은 모두 유의미했다”며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과 일부 측면의 신체건강 및 정신건강이 유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쉼센터’를 통한 교육·상담 제공할 것”이라며 “저연령대(유아동·청소년) 대상 맞춤형 예방 콘텐츠 개발·보급에는 올해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과의존 교육·상담 실시 등 정책도 확대,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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