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이 이의를 제기한 본사의 배송 상자 위생 상태. 상자 겉면에는 떼다 붙였다를 반복한 듯한 스티커가 가득하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이 문제를 제기한 본사의 배송상자 위생 상태. 상자 겉면에는 뗐다 붙였다를 반복한 듯한 스티커 자국들이 가득하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을 자제하고 ‘집밥’ 문화가 확산하면서 편의점 간편식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방역’ ‘위생’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니스톱의 ‘배송 위생’ 상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 가맹점주들 “너무 더러워서 직접 일일이 닦는다”

11일 편의점업계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배송상자’ 위생 상태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은 “본사에서 공급하는 제품들이 담긴 배송상자의 위생 상태가 그야말로 ‘최악’이다”라며 “고객들이 배송상자를 보고 불쾌함을 표현하며 제품 구매를 포기하는 등의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상총련이 공개한 사진들을 살펴보면, ‘미니스톱㈜ 물류센터’라고 적힌 파란색 플라스틱 배송상자 겉면에는 스티커를 붙였다가 떼어 낸 자국들이 가득하다. 또 흙먼지로 가득한 상자 내부 바닥 면을 닦은 물티슈는 새카맣게 변해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가맹점주들은 배송상자 안에 담긴 제품들을 일일이 닦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개별 제품들이 배송상자 표면에 직접접으로 접촉되기 때문이다. 보다못한 일부 점주들은 직접 배송상자를 닦아 물류센터로 회송 하기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미니스톱을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 A씨는 “언제까지 가맹점주들이 직접 물티슈를 들고 배송 상자를 닦아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배송 위생 상태 개선을 위해 여러차례 건의를 했으나, 본사는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점주들은 지방자치단체 위생과에 민원을 접수하는 등 위생 상태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개별적으로 하는 상황이다.

A씨는 “가맹점들의 위생을 책임져야 할 본사가 오히려 위생을 게을리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하락시키고 있다”며 “지금 당장 배송상자의 위생 상태를 개선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더는 미니스톱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이 이의를 제기한 본사의 배송 상자 위생 상태. 바닥 면에 가득한 흙 먼지와 이를 닦아 낸 새카만 물티슈의 모습.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배송상자 바닥 면에 가득한 흙 먼지와 이를 닦아 낸 새까만 물티슈의 모습.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 미니스톱 “가맹점주 오해 내용 많아, 배송상자도 주기적 세척”

한상총련 측은 배송상자에 대한 ‘벌금’ 부과 문제도 지적했다. 배송상자를 회송하지 않을 경우, 가맹점주는 본사에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맹점주가 배송상자 10개를 배달 받은 뒤 제품 보관을 위해 부득이하게 1개는 매장에 두고 9개만 물류센터로 보낼 경우, 1만원(1개당 1만원)의 벌금이 부과되는 식이다.

한상총련 관계자는 “배송상자를 다시 돌려보내면 1만원을 돌려주는 ‘보증금’ 형태가 아닌, ‘벌금’ 형태로 부과하고 있다”며 “위생 상태도 좋지 않은데 벌금까지 내는 경우가 있고, 계속 불만이 쌓여 이번 사태가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미니스톱㈜ 측은 가맹점주들의 ‘오해’라고 강조했다. 가맹점주들의 위생 상태 건의 관련해서 본사 측이 어떤 대응을 했는지는 관련 부서에 확인 중이지만, 건의를 했다면 당연히 답변을 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반응으로 대응했다’는 건 오해라는 것이다.

배송박스 벌금과 관련해서도 “벌금 개념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배송상자는 당사의 자산으로, ‘상품’과 같이 취급된다”면서 “박스 한 개가 1만원이라는 가격일 뿐, 회수하지 않았다고 본사에 벌금을 납부하는 게 아니다. 다른 물건들처럼 재고조사를 할 때 상자도 재고로 잡히는 시스템이다. 만약 상자를 회송하지 않았다면 재고조사 금액에 포함돼 있다가, 다시 회송했을 경우 금액에서 빠지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염된 배송상자의 반입경위 확인은 다소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공개된 사진에서처럼) 오염된 배송상자가 가맹점에 들어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원인 파악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하루 아침에 파악되는 게 아니라 당장 말씀을 못 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배송상자는 주기적으로 세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주기적인 배송상자 세척 △파손·노후 상자 폐기 및 신규 교체 구매 △외부 청소업체와의 계약을 통한 운반 상자 세척 △파손 상자에 대한 보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배송상자에 대한 지속적인 청결관리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손된 불결한 배송상자가 점포에 입고된 것에 대해 점포를 운영하는 경영주님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당사는 전체 센터의 배송상자를 전수 점검해 훼손된 상자는 폐기처리하고 인원을 늘려 청결하지 못한 상자는 세척을 강화하는 등 보다 청결한 배송상자 운영을 위해 더 좋은 개선방식을 찾아 안전하고 청결한 배송상자 운영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상총련은 이번 사태와 관련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미니스톱 본사 측에 간담회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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