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재무부장 변호인 “이상직 주도 하에 범행… 사건 정점엔 이상직”
검찰 “수사 마무리 단계”… 최근까지 수차례 이상직 사무실·자택 등 압수수색
이상직 기소 여부 초미의 관심사… 검찰, 한 달 내 기소유무 결정 전망

/ 뉴시스
이스타항공 사태와 관련한 수사가 이상직 의원을 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7일,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상직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처벌에 대한 법률 위반 공판 전 이상직 의원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 사태와 관련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7일 검찰은 이상직 무소속 의원(전북 전주시을)의 조카로 알려진 이스타항공 재무부장 A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 및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 이후 지난 10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억울한 심정을 밝히며 배후에 이상직 의원이 있음을 시인했다. 이로써 검찰의 칼날은 이상직 의원을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 심리로 A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부실 채권에 관련한 내용에 대해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이상직 의원이 주도적으로 범행을 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이 의원이 얻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사태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전혀 무관하다 볼 수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현재 이상직 의원은 기소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변호인은 이러한 상황을 꼬집으며 “이 의원을 함께 기소해야 이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상직 의원에 대한 기소를 거듭 촉구했다.

또한 A씨는 검찰이 공소 제기한 9개 항목 중 4개 항목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

이스타항공 재무부장인 A씨는 지난 2015년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주를 특정 계열사에 약 100억원에 매도해 회사에 4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 됐다.
    
이와 함께 2016∼2019년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의 채권 가치를 임의로 높이거나 낮춰 60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2015∼2019년 이스타항공 계열사 자금 38억원을 임의로 사용하는 등의 혐의도 있다.

A씨는 이러한 범죄행위가 이상직 의원이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이상직 의원의 전반적인 수사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짧게 답변한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이상직 의원에 대해 최근까지 수차례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주지검은 지난해 말까지 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직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 등 여러 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이상직 의원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기록, 서류 등 증거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상직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의 집무실을 비롯해 이스타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기록과 관련 서류 등 증거물도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공범들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사건을 병합할 예정”이라며 “그전에 변호인들이 증거목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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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와 이스타항공 관계자 등이 이상직 의원의 구속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지난 10일 전주지법 앞에서 개최했다. / 뉴시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및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EPU)와 전북민중행동은 이상직 의원의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 조종사지부 등은 지난해 8∼9월 이뤄진 이스타항공 600여명 대량 해고 사태와 관련해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항공 경영진을 횡령·배임·회사지분 불법 증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상직 의원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비쳐졌다.

이에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및 전북민중행동 등 단체는 지난 10일 오전 전주지법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상직 의원은 항공사를 매각해 거액을 챙기려는 탐욕에서 4대 보험금 횡령과 임금체불 등으로 회사를 지급불능 상태로 만들고 파산 위기 사태로 내몬 장본인”이라며 “검찰이 신속한 구속수사로 엄벌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막대한 미지급금으로 인해 회사 매각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구조조정 명목으로 605명이나 되는 직원을 정리해고해 대규모 실직 사태를 불러왔다”며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국회 앞에서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으며 178일째 농성 중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 재무부장 A씨와 관련해 “이상직 의원의 조카 A씨는 보조 공범에 불과하며 주범은 이 의원이기에 구속해야 마땅하다”며 “이제라도 이상직 의원 일가와 경영진 책임을 조속하고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재무부장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4월 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검찰이 ‘이상직 의원의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면서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만큼 A씨의 다음 재판기일 전후로 이상직 의원에 대한 기소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본지는 이스타항공 재무부장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이상직 의원의 입장을 묻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11일 오후 2시부터 진행 중인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으로 인해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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