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장관직에서 내려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향후 정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지난 1월 장관직에서 내려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향후 정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지난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극한 갈등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권 도전 ‘몸풀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월 법무부 장관직에서 내려온 이후 ‘SNS(소셜미디어) 정치’에 여념이 없다. 추 전 장관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에 대해 속도조절론이 제기되자 “이제 와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면서 검찰개혁 완수의 정당성을 적극 설파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지 4년째가 되는 것에 대해 추 전 장관은 “이제는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탄핵 선고일을 맞아 개혁의 초심으로 돌아가 촛불개혁의 대장정에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남긴다”면서 촛불 정신을 되새겼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수사청 설치 추진에 반발해 전격적으로 사표를 던지자 연일 날을 세우며 공격을 가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4일 “수사청이 설치되면 부패가 판을 칠 거라는 ‘부패완판’이라는 신조어까지 써가며 국민을 겁박한다”고 맹비난했다.

또 11일에는 “윤석열 전 총장은 LH 사건이 터지자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으면 대형 부동산 비리의 진상을 밝힐 수 없는 것처럼 민심을 호도하고 경찰의 수사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추미애 전 장관이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두고 ‘몸풀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 추미애, 대권에 한 발짝 더 가까이

추 전 장관은 지난 5일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이낙연’ 구도는 약간 지루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출마 선언은) 언제 할 건가’라는 질문에 “제가 정하는 건 아니다”면서 “저의 진심을 담아 집중하고 있으면 그 느낌이 올 때가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전 총장이 대선에 등판할 경우 추미애 전 장관이 ‘윤석열 대항마’를 자처하며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과의 갈등으로 강성 친문의 지지를 얻은 추 전 장관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 경선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리서치뷰가 미디어오늘과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실시한 ‘여권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4%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17%로 2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추미애 전 장관(5%), 정세균 국무총리(4%),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박용진 의원(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태곤 의제와분석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뜰수록 추 전 장관은 ‘저런 문제적 인물이 있지 않냐, 윤석열을 잡을 사람은 나다’ 라는 식의 프레임(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추미애 때문에 윤석열이 떴다, 이러기도 하지만 윤석열 때문에 여권의 강성 지지층들이 추미애에게 붙는다”며 “추 전 장관도 지금 (지지율은) 낮은데 3후보군에서는 앞장서 있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이 대선 출마를 계획하고 있겠지만 큰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추 전 장관도 대선에 출마하려고 할 것이다. 강성 친문의 일정한 지지는 받겠지만 그 흐름이 대세를 바꿀 만큼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 전 장관의 대선 출마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력과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퍼포먼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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