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2.4 부동산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변 장관과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의 사의를 공감하면서도 2.4 대책의 입법 기초작업을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변 장관과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이 주도한 2·4 주택대책 등 공급대책에 대한 기초 작업을 마무리할 것을 지시했다. 사실상 ‘시한부 유임’으로 보인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변 장관이 오늘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의 사의에 “(변 장관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감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다만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주택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변 장관은 이날 오후 김상조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거쳐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신임 경찰 임용식에 참석했던 문 대통령은 복귀 후 유 실장에게 보고받고 ‘시한부 유임’ 지시를 내렸다. 

LH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변 장관에 대한 사퇴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변 장관은 국토부 장관에 취임하기 직전 LH 사장을 역임하고 있었던 점을 들어 ‘관리 부실’의 책임이 강조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LH 투기 의혹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2·4 대책이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에 변 장관에게 2·4 대책의 후속 계획까지는 마무리 짓고 떠나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후임 장관 물색 및 검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문 대통령의 장관 교체 전례를 봤을 때 ‘질서 있는 퇴장’을 위해 표면적으로 ‘2·4 대책 마무리’를 명분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기에 대한 조사·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그럼에도 공급대책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기초 작업은 끝내고 퇴임해야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대책과 관련한 입법 작업이 진행 중이고, 일정이 대체로 공개돼 있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시점까지가 (사표수리의) 적절한 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