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근로자가 끝내 사망했다. /뉴시스
지난 1월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근로자가 끝내 사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1월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근로자 1명이 끝내 사망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을 향한 책임론이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13일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40대 근로자 A씨가 지난 11일 사망했다. 당시 사고로 A씨를 포함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6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결국 사망자까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중상을 입은 또 다른 근로자 역시 여전히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사고원인 규명이 더욱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사고 당시 현장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근로자 2명 중 1명이 사망했고, 나머지 1명도 위태롭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지난 12일 추모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는 단순 화학 사고가 아니라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이윤 챙기기에 급했던 기업, 국내 화학물질 규제가 사회악인 것처럼 왜곡하며 법제도까지 훼손하려는 산업계와 경제단체, 그리고 경제단체 편에 서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정기검사 유예 등 규제 완화 대책으로 화답한 정부가 낳은 총체적 인재”라며 비판했다.

정호영 사장은 사고 직후 사과의 뜻을 밝혔으며, 최근엔 대대적인 안전대책을 내놓았다. /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은 사고 직후 사과의 뜻을 밝혔으며, 최근엔 대대적인 안전대책을 내놓았다. /LG디스플레이

이로써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도 더욱 무거운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호영 사장은 사고 직후 “이번 사고 발생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사고 원인조사, 재발방지대책 등 제반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 이달 초 대대적인 안전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사고의 정확한 원인규명은 더디기만 하고, 피해를 입은 근로자는 끝내 사망했다. 이달 초 발표한 안전대책도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LG디스플레이가 발표한 안전대책에 대해 “여전히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는 이번 대책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며 “당위적인 과제들만 제시했을 뿐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목표가 명확하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 또한 담고 있지 못해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2019년 9월 취임한 정호영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경영적인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최근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에 취임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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