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아제약이 리도멕스 사태와 김영학 전 사장의 사퇴, 고배당 논란 등으로 연이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삼아제약이 리도멕스 사태와 김영학 전 사장의 사퇴, 고배당 논란 등으로 연이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스닥 상장 제약사 삼아제약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리도멕스가 우여곡절 끝에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선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며 약사들의 불만을 산 데 이어 새롭게 영입된 김영학 전 사장이 한 달 만에 돌연 사퇴한 것이다. 여기에 실적과 무관한 배당까지 뒷말을 낳고 있다.

◇ 리도멕스 사태에 사장 사퇴, 배당금 논란까지

삼아제약은 최근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발단은 피부질환치료제 리도멕스(프레드니솔론 0.3%)가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된 것이었다.

사실, 리도멕스의 전문의약품 전환은 삼아제약에겐 우여곡절 끝에 이룬 뜻깊은 성과였다. 삼아제약은 리도멕스가 5~6등급 스테로이드 제품에 해당하는 역가를 가진다며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분류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를 거부했고, 삼아제약은 소송을 불사했다. 

결국 지난해 5월 삼아제약은 식약처를 상대로 최종 승소했고, 리도멕스는 지난 2일을 기해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됐다. 이는 제약사의 신청으로 의약품 분류를 전환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삼아제약은 이후 일선 약국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며 체면을 구겼다. 삼아제약은 당초 리도멕스 재고분에 대해 일반의약품으로 판매해도 된다고 공지했으나, 식약처에서 전문의약품으로서 처방을 받아 판매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에 약국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고, 거센 불만이 쏟아졌다. 결국 삼아제약은 고개를 숙였다. 지난 5일 허준 회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김영학 전 사장이 직접 대한약사회를 찾아 거듭 사과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바탕 격랑에 휩싸였던 삼아제약은 김영학 전 사장의 깜짝 사퇴로 재차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영학 전 사장은 지난 2월, 오랜 세월 몸담아온 현대약품을 떠나 삼아제약에 합류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그는 2007년 현대약품에 부사장으로 합류해 2013년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후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온 바 있다. 그런 그의 삼아제약 합류는 업계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김영학 전 사장은 지난 8일 전격 사퇴했다. 삼아제약에 합류한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이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김영학 전 사장의 구체적인 사퇴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삼아제약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라는 것 외에 설명드릴 것이 없다”고만 밝혔다. 이에 리도멕스 사태와의 연관성 등 여러 추측만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연이은 촌극을 연출한 삼아제약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과 관련해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삼아제약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주당 300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배당금 총액은 18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삼아제약의 지난해 실적이 신통치 않다는 데 있다. 삼아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53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2.2% 줄어든 39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98.8% 감소해 1억원대에 그쳤다. 배당금 총액 규모가 한해 순이익보다 클 뿐 아니라, 현금배당성향이 1,478%에 달한다.

그런데 삼아제약은 허준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65.58%에 이른다. 따라서 약 18억원의 배당금 총액 중 12억원가량을 최대주주 일가가 거머쥐게 된다. 실적과 무관한 배당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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