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협상 과정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양측은 상대가 서로 새로운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난항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17일부터 단일화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협상이 풀리지 않으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양측은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싸고 공방을 주고받는 등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간 단일화 실무협상은 ‘적합도’를 묻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과 ‘경쟁력’을 묻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여 왔다.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오 후보와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 안 후보의 선호가 다른 까닭이다. 여론조사 문항은 물론 방식까지도 유리하게 이끌고 가려는 상황이다. 양측은 전날(16일) 저녁 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절충의견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평행선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젯밤에 (협상이) 끝나기를 바랐는데 정말 합의가 쉽지 않다”며 “그분들이 또 새로운 방식을 들고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 후보를 대입해서 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 이런 식으로 묻는 것인데 지금까지 단일화 방식 중 한 번도 정치 역사상 쓴 적이 없는 걸 들고 나와서 관철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책임을 오 후보 측으로 돌렸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가 사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 단일화를 하는 거 아닌가”라며 “가상대결이 경쟁력을 측정하는 데 가장 심플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 후보께서 처음 새로운 걸 들고 왔다는데, 새로운 게 아니라 이미 모든 언론사들이 가상대결을 조사하고 있다”며 “그리고 2010년에도 유시민, 김진표 두 야당 후보가 단일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상대결로 결정을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력 측정에 동의하면서도 가상대결을 자꾸 부정하시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히려 오 후보 측에서 전혀 생뚱맞은 걸 들고나왔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측에서 유선전화번호를 가상 번호에 추가로 섞어서 조사하자고 하시는데 이게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경선은 안심번호로 한다는 게 일반화돼 있고 보편화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심번호는) 과거 경선 과정에서 여러 잡음들이 있어서 2016년도에 도입된 걸로 알고 있다. 도입 이후 국민의힘 측 자체 경선에서 단 한 번이라도 유선전화번호를 섞어 쓴 게 있는지 가지고 오면 검토해보겠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다시 만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적어도 오후부터는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무총장은 “오전 중에 결정이 나야 오후부터 여론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길 진심으로 기도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도 “결렬되지 않을 것”이라며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