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신세계가 협업을 체결했다.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 나서는 신세계도 네이버에 합류함에 따라 양사는 각 사의 취약점은 보완하고 시너지는 낼 수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네이버와 신세계가 협업을 체결했다.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 나서는 신세계도 네이버에 합류함에 따라 양사는 각 사의 취약점은 보완하고 시너지는 낼 수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신세계그룹(이하 신세계)이 네이버와도 손을 잡는다. 네이버는 신세계가 구축하고 있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신세계는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빅데이터와 대규모 이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해 각 사의 취약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는 윈-윈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 예상된 행보… 취약점 보완하고 시너지 높인다

네이버는 16일 신세계그룹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제공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마트의 자사주 1,500억원, 신세계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000억원과 상호 지분을 교환하기로 했다. 주식 교환일은 17일이다.

이번 협업으로 양사는 △물류 경쟁력 강화 △명품‧프리미엄 서비스 구축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상공인(SME)의 브랜드로의 성장 지원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먼저 네이버의 기술과 이마트의 물류 시스템을 결합한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한다. 당일·익일 등 빠른 배송을 통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데이터에 기반한 수요 예측, 재고 배치 솔루션으로 판매자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배송 파트너 업체와의 협력으로 각 영역에 알맞은 형태의 물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동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쇼핑 라이브 기술과 신세계의 상품 기획 노하우도 결합한다. 패션‧뷰티 브랜드의 신제품 론칭쇼를 비롯해 독점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역량을 활용한 온라인 명품관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대일 퍼스널 쇼퍼 서비스, 백화점 멤버십 연계 프리미엄 배송 등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네이버는 다양한 분야, 광범위한 품목의 42만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 신세계의 브랜딩 역량을 더해 SME 사업자의 브랜드화, 오프라인 진출 등을 적극 지원하며 전국 사업자의 상품화, 브랜드화 판로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 △로봇 △지도 △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와 신세계의 다채로운 쇼핑 품목을 접목한 신규 사업 발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신세계 포인트의 통합 혜택 등 다방면에서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도 적극 논의하기로 했다.

양사의 파트너십 강화는 어느정도 예상된 행보다. 이달 초 신세계는 이커머스 시장 대형 매물인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는 압도적으로 나왔다. 신세계는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세계백화점 등 오프라인 커머스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오픈마켓 등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경쟁사들에게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 1위는 네이버로, 지난해 기준 약 26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쿠팡이 20조9,000억원, 이베이코리아가 20조원대로 뒤를 이었다. 신세계의 거래액은 지난해 3조9,000억원이었다. SSG닷컴과 이마트몰 등을 통해 이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네이버, 쿠팡 등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다.

만약 신세계가 이베이 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거래액만 놓고 볼 때 단번에 쿠팡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여기에 네이버의 기술, 빅데이터, 플랫폼 영향력까지 더해 시너지가 발생하면 네이버의 입지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네이버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네이버는 카카오 등 경쟁사들이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어 다양한 상품군, 주문부터 배송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 네이버 멤버십플러스 혜택 강화 등 차별화된 전략을 고심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이커머스, 물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네이버에 필요한 사업 부문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CJ그룹(이하 CJ)과도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CJ에 이어 신세계와의 협력 관계까지 공고히 하게 된 네이버는 그동안 고심해온 다양한 상품군과 물류 시스템, 오프라인 커머스 사업 경험 및 노하우 등을 모두 품에 안게 됐다. 네이버는 이를 앞세워 스마트스토어의 판매자를 보다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대한 이커머스 빅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신세계의 이번 협업 체결은 양사 모두에게 많은 이익이 될 것으로 본다”며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입지 선점을 위한 다툼도 치열한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자들간 합종연횡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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