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미국의 접촉 시도를 언급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대화 제안을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뉴시스
북한이 최근 미국의 접촉 시도를 언급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대화 제안을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북한이 최근 미국의 접촉 시도를 언급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대화 제안을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고, 백악관은 이를 인정한 바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내고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이 지난달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판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와의 접촉을 시도해왔으며,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기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우리가 접촉에 응해줄 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세지를 보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또다시 미국의 시간벌이 놀음에 응부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와 한 번이라도 마주앉을 것을 고대한다면 몹쓸 버릇부터 고치고 시작부터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미 접촉을 시간벌이용, 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눅거리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제1부상은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나온 소리는 광기어린 북조선 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뿐이었다”면서 “미 군부는 우리를 겨냥한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을 뻐젓이 벌려놓았다”고 비판했다. 이는 한미가 연합훈련을 한 것에 대한 비난이다. 

이어 “미국은 우리 국가의 방역조치를 놓고도 인도주의 지원을 저해한다는 매우 몰상식한 궤변을 뱉아 놓았다”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여러 압박 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 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했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 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고 비꼬았다. 

최 제1부상은 “우리는 미국의 새 정권이 시작부터 재미없는 짓들만 골라하는 것을 꼼꼼히 기록해두며 지켜볼 것”이라며 “미국이 자기들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즐겨 써먹는 제재 장난질도 우리는 기꺼이 받아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했다.

북한의 이날 담화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 수립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방한한 것도 겨냥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모든 선택지’를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은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압박 조치 또는 외교적 시도를 취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언급했다. 이는 미국의 전향적인 대북 접근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따라, 북한이 도발 행위를 자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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