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저축은행이 공격적인 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저축업계에선 배당잔치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배당 자제령을 내린 것이 무색한 분위기다. 모아저축은행도 공격적인 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간 배당을 실시한 모아저축은행은 최근 결산배당금 정책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김상고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올해도 두둑한 현금을 챙겨갈 것으로 전망돼 눈길을 끌고 있다. 

◇ 중간배당 이어 결산배당도 넉넉… 오너일가 배당수익↑
 
모아저축은행은 최근 이사회 결의를 거쳐 2020년 기말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총 배당금은 68억1,979만원이다. 배당금은 주주총회(3월 29일) 이후 1개월 이내 주주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모아저축은행의 올해 결산 배당금은 전년보다는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모아저축은행은 2019년에는 76억7,226만원(주당 2,250원)을 배당금을 집행한 바 있다. 

하지만 깜짝 중간배당금을 더하면 지난해 총 배당금 규모는 대폭 확대된 수준이다. 모아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 85억2,473만원(주당 2,500원)의 중간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해당 배당금은 작년 상반기 순이익(202억원)의 42%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중간배당금과 결산배당금을 모두 합칠 경우, 2020년 회계연도의 총 배당금은 153억4,452만원에 달한다. 이는 2019년보다 100%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2019년에는 중간배당금이 집행되지 않았다. 

모아저축은행은 인천 본점을 두고 있는 저축은행이다. 2013년 회계연도에 10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몇 년간 배당을 확대해오고 있는 곳이다. 

모아저축은행의 배당금은 2014년 25억원, 2015년 20억원, 2016년 51억원, 2017년 119억원(중간배당 51억원+결산배당 68억원), 2018년 68억원, 2019년 77억원 수준으로 확대돼왔다. 모아저축은행은 2017년에 이어 3년 만에 지난해 또 다시 중간배당이 실시하며 배당 규모를 대폭 불린 모습이다. 

모아저축은행의 작년 결산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366억원의 순이익을 낸 바 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5%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공시 실적까지는 이익 증가세가 크게 두드러져 나타나진 않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공격적인 배당 정책이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안팎에선 곱지 않는 시선도 제기될 전망이다. 모아저축은행은 오너일가의 소유 지분율이 91.7%에 달하는 곳이다.  

오너인 김상고 대표이사 회장은 회사의 주식 231만917주(67.77%)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김혜성 씨가 17.21%, 김도희 씨 6.58%, 김선민 씨 0.1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세 사람은 오너일가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당 확대 행보를 두고 결국엔 “오너일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번에도 사정이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보유 주식 기준으로 단순 추산 시, 오너일가는 작년에만 140억원 가량 배당 수익(중간배당과 결산배당 합산)을 품에 안게 됐다. 이 중 김상고 회장은 100억원 가량의 이익을 챙기게 됐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권에 배당 자제 신호를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모아저축은행의 고배당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끌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모아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결산실적을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작년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며 “실적이 좋았고 자본적정성에도 문제가 없어 배당을 집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배당이 실시된다고 하더라도, BIS 비율은 14.5% 수준으로 업계 상위권 수준”이라고 전했다. 자본적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배당이 집행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또한 “배당 규모는 최근 몇년간 확대되고 있지만, 2013년 이전에는 거의 집행되지 않았다”며 “최근 배당가능 이익잉여금이 쌓이면서 주주환원 차원에서 조금씩 배당을 늘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모아저축은행 측은 “이번 배당 정책이 이사회를 거쳐 투명한 절차에 따라,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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