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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패소에 부담 가중
‘갈 길 먼’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패소에 부담 가중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1.03.23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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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지휘봉 잡은 전대진 대표, 결국 사임… 소송 패소에 따른 책임
보상 규모, 2천~3천억원… 19~20년 영업익 웃돌아, 적자전환 불가피
사람인, 지난해 코로나 여파 조사서 ‘기업 절반 이상 정규직 축소’
사진은 용인 소재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가 최근 대법원까지 이어진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한 후 대표이사가 사임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다. 사진은 용인 소재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 금호타이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금호타이어가 최근 대법원까지 이어진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했다. 설상가상 2019년 지휘봉을 잡은 전대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가 22일 사의를 표명해 수장마저 교체되는 등 바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 대표의 사임은 소송 패소에 따른 책임 차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후임자인 정일택 금호타이어 사장이 소송 패소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이목이 쏠린다.

금호타이어가 지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영업 실적은 적자전환으로 돌아섰다. 앞서 지난 2월 16일 금호타이어가 공시한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 15%)이상 변경’ 보고서에서는 연결기준 2020년 영업이익이 364억원 흑자로 명시됐다. 그러나 22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서는 매출 2조1,707억원을 올렸음에도 영업이익은 ‘45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대법원까지 이어진 통상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영향이 크다.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소송은 2010년과 2012년, 노사 간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기본급·안전수당·생산장려수당 등은 명시적으로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2010년에는 노사는 기본급 10% 삭감, 기본급 5%와 상여금 200% 반납 등을 합의했다. 2012년 임단협 합의안에는 △임금동결 △생산장려금으로 ‘250만원+1개월 급여의 50%’ 지급 △워크아웃 기간 ‘기본급 5%와 상여금 200% 반납’ 유지 △불법 쟁의행위 관련 민·형사상 책임 면제 △경쟁사 임금 조사를 위한 노사공동조사위원회 운영 △체불임금 지연이자 원금과 지연손해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당시 ‘상여금’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애매한 상여금을 놓고 2014년, 노조원 5명은 “안전수당·생산장려수당 등이 정기상여금으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하고, 부족한 차액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해당 소송은 1심에서 원고 승소를 했으나, 2심 광주고등법원에서는 1심 판결을 뒤집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은 노조원 5명이 다시 한 번 상고심을 신청해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대법원 제3부(주심 민유숙)는 지난 3월 11일 금호타이어 근로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회사 측의 패소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결국 회사는 이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금호타이어는 전대진 전 대표 체제 하에서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영업이익을 574억원, 364억원 등 흑자를 달성하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통상임금 패소로 인해 금호타이어가 노조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통상임금(상여금) 규모는 이를 뛰어넘는다. 금호타이어 측에서도 이번 통상임금 지급 비용은 약 2,000~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결국 소송 패소로 영업이익을 모두 갉아먹어 적자로 전환된 셈이다.

현재 연결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영업이익 적자 45억원에는 모든 비용(약 2,000~3,000억원)이 취합된 것이 아닌, 소송을 제기한 노조원에 대해 지급할 것을 감안해 충당부채를 잡아둔 것이라는 게 금호타이어 측의 설명이다. 즉, 모든 노조원들에게 소송 패소로 인한 상여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올해도 분기보고서나 반기보고서상 충당부채를 추가적으로 잡아야 해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노조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상여금이 2년간 총 영업이익을 웃도는 규모라 경영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업은 경영상 자금적인 부담이 큰 경우 정규직 축소와 같은 조치를 통해 인건비를 가장 먼저 줄인다. 실제로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서는 코로나19 여파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 58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규직원 축소 현황’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51.2%에 달하는 기업이 ‘정규직을 줄였거나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람인 설문조사에 답한 기업들 중 지난해 정규직원수를 줄인 기업은 254곳에 달한다. 이 중 퇴사자 충원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정규직 수를 줄인 기업이 65%(165곳)에 달하며, 정규직을 계약직 등 임시직으로 대체한 곳은 18.5%(47곳)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실시한 기업은 16.5%(42곳)로 조사됐다.

정규직을 줄이거나 임시직으로 대체한 이유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73.2%, 복수응답)’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다음으로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48%)’가 뒤를 이었다.

정규직을 임시직(계약직·아르바이트·파견직)으로 대체한 기업 89곳의 인건비는 정규직원을 고용할 때보다 평균 16.9% 절감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이번 금호타이어도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해 회사의 경영이 힘들어지면 정규직을 줄이거나 계약직으로 전환해 단기적으로 인건비 지출을 크게 줄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측은 인건비 감축이나 정규직 축소 등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되고 있는 바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정규직을 감축하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일 수는 있어 보이지만, 이러한 극단적인 조치까지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업환경이 좋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나, 향후 다른 방향으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일택 신임 대표이사는 연구개발(R&D)본부장 및 생산기술본부장을 겸직하는데, 상대적으로 노사합의나 경영정상화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경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긍정적으로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광주고등법원에서 다시 법리적 다툼을 해야하기 때문에 아직 작은 희망은 남아 있다. 앞서 2심에서는 ‘신의칙(신의성실원칙)’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광주고법 민사1부(구회근 부장판사)는 2017년 8월,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워크아웃을 겪은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추가 수당을 청구하는 것은 회사에 예측치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아직 정상화를 이뤘다고 말하기는 이른 단계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호타이어의 최근 5년간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6년 3.8%(1,118억원) △2017년 적자전환(-1,642억원) △2018년 적자(-982억원) △2019년 2.4%(574억원, 흑자전환) 등을 행했으며, 지난해 2020년은 통상임금 소송 건을 배제하면 1.7%(364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경쟁사인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283억원으로, 매출 6조4,531억원의 10%에 달한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소송은 노조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반대로 생각하면 기업의 존망이 걸린 상황에 회사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고 본인들 배만 불리는 것으로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졌을 때 본인들의 임금 삭감이나 정리해고 등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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