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부터 이어져온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주주간 협력 관계가 올해 해지됐다. 양사는 그동안 국내외 게임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상호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지만 협력 관계 해지에 따라 홀로서기 위한 길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지난 2015년부터 이어져 온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주주간 협력 관계가 올해 해지됐다. 양사는 그동안 국내외 게임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상호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지만 협력 관계 해지에 따라 홀로서기 위한 길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와 넷마블의 주주간 협력 의무 관계가 해지됐다. 양사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한편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의 홀로서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 지난 6년간 혈맹 관계… 업계선 “새로운 사업 전략 구축할 듯”

23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양사는 엔씨의 넷마블 지분 6.8%에 대한 주주간 계약 적용이 해소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의 특별관계자 지분 보유 비율은 70.89%에서 63.53%로 감소하게 됐고, 엔씨는 넷마블의 주식에 대해 별도의 의결권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 2015년 엔씨와 넷마블은 넥슨의 경영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상호간 주식을 교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엔씨는 넷마블 신주 9.8%를 3,802억원에, 넷마블은 3,900억원에 엔씨의 자사주 8.9%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김택진 엔씨 대표는 넷마블의 지분을 포함해 엔씨 지분율 총 18.9%를 확보,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5%를 앞질렀다. 이와 함께 양사는 주주간 협력 의무를 체결하고 특별관계자 지위에서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면서 말 그대로 ‘혈맹 관계’를 맺었다.

당해 10월 넥슨은 엔씨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엔씨와 넥슨의 경영 분쟁은 막을 내렸지만 양사는 빠르게 변하는 게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당시 국내외 게임 시장은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옮겨가고 게임사들은 국내에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던 시점이었다. 

PC온라인을 중심으로 게임 사업을 전개해오던 엔씨는 모바일 게임 개발 및 서비스 노하우가 필요했고 넷마블은 영향력있는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한 히트작이 필요했다. 이후 양사는 각 사의 경험과 노하우, 사업 운영 등을 공유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6년간의 주주간 협력 관계 의무는 해지됐지만 양사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엔씨의 IP를 기반으로 넷마블이 서비스하고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의 서비스 기간도 연장했다.

양사의 주주간 협력 의무 관계는 끝났지만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엔씨와 넷마블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선 기업으로 성장했다. 엔씨는 자사의 대표 IP인 리니지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며 국내외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넷마블은 자체 IP 개발과 동시에 외부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으로 해외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양사가 기존에 협력하던 사업과는 별개로 각 사는 향후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홀로서기에 집중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엔씨는 리니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IP를 적극 활용한 신작을 상반기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의 올해 상반기 신작 라인업은 △프로야구 H3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 △트릭스터M 등이다. 오는 24일에는 대만과 일본 게임 시장에 모바일 게임 ‘리니지2M’ 서비스를 시작한다.

엔씨가 올해 상반기 선보일 신작 모두 엔씨의 모바일 게임이며 국내 이용자들이 지난해부터 출시를 고대해 온 블소2가 베일을 벗는다. 엔씨는 PC온라인에 준하는 수준의 그래픽과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모습의 블소를 선보인다는 목표로 최종 담금질에 돌입했다. 이 외에도 케이팝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비롯한 비게임 사업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일본의 ‘니노쿠니’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작 ‘제2의나라’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선보인다. 서비스 중인 ‘페이트/그랜드 오더’, ‘일곱 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 등 일본 인기 IP를 기반으로 출시한 모바일 게임들이 흥행에 성공한 만큼 제2의나라도 흥행반열에 올린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해외 게임 시장에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 마블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작 ‘마블 퓨처 레볼루션’도 연내 선보이며 퍼블리셔로서의 입지를 보다 공고히 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사수를 위해 손을 잡은 이후 탄탄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앞으로는 각자도생 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해 갈 것”이라며 “양사는 올해 게임 및 비게임 사업을 전개하며 각 사가 해 온 역할을 메우기 위한 노력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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