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호황을 누린 식품업계가 ‘상여금 잔치’를 벌인 가운데, 이들 기업의 기부활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픽사베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호황을 누린 식품업계가 ‘상여금 잔치’를 벌인 가운데, 이들 기업의 기부활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호황을 누린 식품업계 오너들이 ‘상여금 잔치’를 벌인 가운데, 이들 기업의 기부활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 식품가, 지난해 호실적… 오너 상여금 ‘팍팍’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대상으로부터 총 10억2,500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세부 항목별로 △급여 5억5,000만원 △상여 4억7,044만원 △기타 소득 461만원으로 집계됐다.

총 보수액은 2019년(5억2,000만원) 대비 2배가량 늘었다. 이는 상여금이 전년(6,450만원)보다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대상 측은 “당사 매출액 목표 대비 달성율 95%, 영업이익은 목표 대비 110.9%를 달성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자녀인 임세령 전무와 임상민 전무도 각각 7억5,000만원(상여 3억8,949만6,000원), 7억1,700만원(상여 3억7,739만7650원)을 수령했다. 두 전무의 연봉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은 지난해 오리온으로부터 총 27억6,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24억9,300만원)보다 2억6,800만원 올랐다. 급여는 13억700만원으로 똑같았고, 상여가 2019년 11억8,100만원에서 14억5,300만원으로 늘었다. 오리온 측은 “국내외 그룹 관리매출액이 전기 대비 증가한 점, 그룹 관리 이익이 전기 대비 증가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지난해 21억4,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전년(19억3,500만원) 대비 2억1,100만원(약 10.9%) 올랐다. 급여는 10억1,600만원으로 똑같았고, 상여가 2019년 9억1,000만원에서 11억3,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CJ제일제당으로부터 총 102억2,100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세부 항목별로 △급여 34억1,400만원 △상여 68억5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00만원이다. 상여금은 전년(2억7,300만원)보다 약 150.9% 증가했다.

CJ제일제당 측은 “설 정기 상여(1억3,700만원)는 이사회 승인을 받은 임원 규칙에 따라 기본연봉을 13분할한 금액의 50% 정기 상여로 지급했고, 특별상여(66억6,800만원)는 매출,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회사에 대한 기여도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본연봉의 0~210% 내에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경영인인 신현재 CJ제일제당 사장도 지난해 연봉으로 23억8,100만원을 지급 받았다. 2019년 11억700만원 대비 약 2배 오른 금액이다. 특히 상여가 8,100만원에서 13억2,200만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 “코로나19 여파… 오프라인 사회공헌 활동 진행 어려워”

이들 기업 오너들의 상여금이 대폭 늘어난 데에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증가가 주효했다. 실제 대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4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했다.

오리온도 지난해 3,7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9년에 이어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6% 증가한 1조3,59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며 상여금 잔치를 벌였지만, 이들 기업의 기부금 액수는 전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기부활동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게 각 사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의 작년 연결기준 기부금은 전년(46억8,880만원)보다 29.1% 줄어든 33억2,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의 연결기준 기부금은 648억4,017만5,000원으로, 전년(688억9,003만9,000원)보다 5.9% 줄었다.

대상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전화통화에서 “매년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도 “작년에는 코로나19로 계획하고 있던 오프라인 활동들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도 <시사위크>와 전화통화에서 “작년에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성격의 사업을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부금 액수가 축소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CJ그룹 내 비영리재단을 통해 기부된 사항만 사업보고서 상에 기재가 된다”며 “자가격리 대상자와 의료진들을 위한 햇반 기부 등 회사 차원에서 진행한 기부건 등은 보고서 상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온의 지난해 연결기준 기부금은 11억3,60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5억8,280만1,000원) 대비 28.2% 감소한 수치다.

오리온 관계자는 <시사위크>에 “지주사가 있다보니 오리온홀딩스 공시 상 숫자를 보는 게 정확하다”며 “기부액은 2019년 15억8,800만원, 2020년 11억7,800만원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2019년에는 오리온에서 오리온재단으로 10억원 출연한 내역이 반영돼 있다”고 밝혀왔다.

관계자는 이어 “이것을 제외하고 보면 기부액은 2019년 5억8,800만원에서 2020년 11억7,8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더불어 오리온재단에서는 2019년 14억9,700만원, 2020년 15억원 이상 기부하며 소폭 증가했다”며 “그룹 차원의 총 기부액은(오리온홀딩스+재단) 2019년 20억8,500만원, 2020년 26억7,800만원으로 28% 가량 늘었다”고 강조했다.

물론 기부활동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또 사업보고서 상에 기재돼 있는 기부금 외에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단순히 액수만 놓고 기업의 사회공헌 의지를 논하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관된 만큼, 이미지 제고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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