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안철수·금태섭 등 제3지대 인물들과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중원 잡기에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24일 여야가 4‧7 보궐선거의 사실상 승부처인 중도층을 두고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민심이 야권으로 향하자 다급해진 더불어민주당은 극우 프레임을 꺼내 들며 이를 저지하겠다는 심산이다. 

◇ 오세훈-안철수-금태섭 ‘단일대오’

중도 외연 확장에 적극적인 쪽은 단연 야권이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때 향후 대선까지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 후보가 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금태섭 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며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섰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중도층에 대한 지지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장을 방문해 오 후보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그는 “오 후보를 도와 최선을 다할 것을 의원 여러분 앞에서 약속드린다”며 “선거기간 동안 정부·여당의 험한 공격을 받아치는 날카로운 창과 방패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빨간 넥타이′까지 매고 온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합류는 곧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의미한다. 새 정치를 주장해 오면서 중도층의 입지를 다져온 안 대표는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그 영향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 소신파로 분류됐던 금 전 의원 역시 반(反)문재인, 반(反)민주당 정서를 앞세워 무당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인사란 평가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난항을 겪으면서 ‘화학적 결합’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이날 오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안철수·금태섭 등 제3지대 인물들과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중원 잡기에 나섰다. /뉴시스
민주당은 오 후보를 향해 극우 프레임을 꺼내들며 이러한 분위기를 저지하겠다는 심산이다. /뉴시스

◇ 'MB적자‘·’태극기부대‘ 꺼내든 민주당

이렇다 보니 다급한 쪽은 민주당이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과 더욱 단단해진 야권 단일화 때문에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YTN‧TBS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서울시장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오 후보가 48.9%로 박영선 민주당 후보(29.2%)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중도층의 민심이 야권을 향하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지지는 각 후보의 지지율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오 후보를 지지한다는 중도층은 50.1%, 박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층은 27.2%였다.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0%p.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물론 보궐선거 특성상 지지층 결집을 더 많이 하는 쪽이 우세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대선·총선과 달리 평일에 진행하는 만큼 투표율이 일반적인 선거보단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도층의 변수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선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하더라도 야권으로 향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오 후보를 향해 ‘극우 프레임’을 덧씌워 중도층의 외면, 지지층의 결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분위기다. 앞서 민주당은 ‘MB 아바타’, ‘MB 황태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국민의힘 후보들을 저격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 후보의 ‘태극기 집회 참석’ 사실을 언급하며 또다시 맹공을 퍼부었다. 김태년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는 국민을 현혹하기 위한 위장일 뿐”이라며 “실제 오 후보의 정체는 촛불정신을 부정하고 이명박‧박근혜 구출하기에 혈안이 된 극우 정치인”이라고 비난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 그가 행한 연설은 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직격했다. 

다만, 이같은 발언이 오히려 민심을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두둔한 것과, “거의 이긴 것 같다”는 이해찬 전 대표의 발언이 정치권 안팎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박 후보가 ″자제해달라″고 말한 것 역시 선거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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