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대한 굳은 의지… 연내 긴급승인신청할 계획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개발설비 증설 및 M&A·R&D 투자
올해 전망도 밝아… 2020년 대비 순매출 소폭 증가 예상

/ 베링거인겔하임
베링거인겔하임이 지난해 연구개발비에 역대 최대 금액 약 5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해 신약 개발에 힘썼다. 사진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본사. / 베링거인겔하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독일계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24일 온라인으로 글로벌 연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에 총 37억 유로(약 4조9,581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말까지 흡입형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은 코로나19를 비롯해 아직 치료법이 충분하지 않은 질환에 대한 혁신 의약품 및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며 R&D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치료제 후보 연구에 힘을 쏟았으며, 2020년 연간 총 R&D 투자는 전년대비 7% 증가한 37억유로였다. 이는 원화로 환산할 시 약 5조원에 달하는 비용으로,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의 136년 역사에서 가운데서도 최대 수준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학 등 각종 치료 영역에 걸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의학적 솔루션을 찾고자 다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2020년 12월 쾰른 대학병원·마르부르크 대학교·독일 감염병연구센터 등과 공동으로 ‘흡입 투여’를 할 수 있는 최초의 SARS-CoV-2(코로나19) 중화 항체이자 감염부위에서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치료제 겸 예방제 후보인 ‘BI767551’에 대한 1/2a상 임상시험에 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 외 코로나19 관련 사업으로는 BI767551과 병용 가능한 코로나19 중화 항체 및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 저해 저분자 물질 개발, 미세응고(혈전) 예방 치료제 개발 등을 함께 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베링거인겔하임 전사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전반적인 실적은 양호한 한 해였다. 베링거인겔하임은 모든 사업부가 순매출과 영업이익에 기여하며, 전사 기준 순매출은 195억7,000만유로(26조2,248억원)로 전년대비 3% 증가했다. 환율 역풍이 상당한 영향을 미쳐 원화로 환율 조정 시 순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6% 신장했다.

그룹 차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6억2,000만유로(6조1,903억원)으로, 전년 37억8,000만유로 약 22.3% 증가했다. 세후이익은 30억6,000만유로(4조1,001억원)로 전년(27억2,000만 유로) 대비 12.5% 증가했다. 이로써 2020년 기말 기준, 자본비율은 47%를 기록해 전년 44% 대비 3%p 상승했다.

매출을 견인한 것은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호흡기 질환 치료제 등을 비롯해 동물약품 부문이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은 인체 의약품 사업부에서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제품으로 순매출 24억8,000만 유로를 기록했고, 특발성폐섬유화증(IPF)과 전신경화증 연관 간질성폐질환(SSc-ILD) 치료 및 진행성 표현형을 나타내는 만성 섬유성 간질성폐질환(PF-ILD) 치료제로 허가된 오페브는 20억6,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순매출이 41% 성장, 수익 기여도 2위를 달성했다.

이외에도 베링거인겔하임 동물약품 사업부는 세계 최대 동물용 백신과 의약품 공급자로 손꼽히며, 가축 및 반려동물 부문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후베르투스 폰 바움바흐 베링거인겔하임 경영이사회 회장은 “베링거인겔하임은 코로나19 대응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2020년 1분기 초부터 치료제 후보에 대한 R&D를 시작했다”며 “코로나19 감염 환자들을 위해 세계 각지의 여러 협력사와 함께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R&D 투자를 비롯한 2020년 우리의 경영 성과는 임직원이 노력한 결과”라고 전했다.

미하엘 슈멜머 베링거인겔하임 경영이사회 재무 및 경영지원 담당 이사는 “지난해의 여러 난관을 감안하면 2020년 실적에 만족한다”며 “인간, 반려동물, 가축의 웰빙에 대한 기여와 사업 실적 면에서 모두 야심찬 목표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R&D 뿐만 아니라 종양학, 디지털 및 데이터 기술 분야에서 확인한 장기적인 기회에도 투자 확대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베링거인겔하임
베링거인겔하임은 지속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 투자 및 M&A, R&D 등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 베링거인겔하임

베링거인겐하임은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유형자산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활동 및 R&D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먼저 베링거인겔하임은 2020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소재한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LSCC), 독일 비베라흐의 신규 바이오의약품 개발 센터(BDC) 등 유형자산에 10억5,000만 유로(1조4,069억원)를 투자했다. 유형자산 비용은 2019년 역대 최고 수준(10억7,000만 유로)을 기록한 후 코로나19로 인한 건설 작업의 부분적 지연으로 소폭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여러 M&A를 단행했다. 지난해 7월엔 말과 반려동물을 위한 첨단 줄기세포 제품 개발 및 생산을 목표로 벨기에 기반 수의학 생명공학 기업인 ‘글로벌 스템 셀 테크놀로지(GST)’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반려동물 전문 병원 기업인 중국 신 루이펑 그룹의 지분을 취득했으며, 12월 항체-약물 접합체와 면역자극 iADC 플랫폼 유래 표적항암제 개발에 중점을 둔 임상 단계 스위스 생명공학 기업 ‘NBE 테라퓨틱스’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NBE 테라퓨틱스 지분 인수는 난치성 고형종양 환자에 중점을 둔 베링거인겔하임의 항암제 개발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차원을 더했다.

이와 함께 현재 베링거인겔하임은 전체 연구 단계를 아울러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항암제, 호흡기, 면역학, 중추신경계, 망막 질환에 중점을 둔 10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 중 75%는 각각의 활성 성분 계열 혹은 신규 치료영역에서 최초의 분자 물질 창출을 목표로 하며, 50% 이상은 혁신의약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링거인겔하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여러 주요 시장에서의 가격 압박 확대로 인한 어려운 업계 환경 등이 2021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백신들과 허가 신청 중인 각종 의약품이 코로나19 팬데믹을 통제하는 데 기여할 시, 전반적으로 전문의약품 시장의 강한 성장이 예상되며, 환율 효과 조정 기준으로 2021년 순매출은 전년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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