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환자’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언어 폭력”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환자’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언어 폭력”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과거 자신이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환자’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야당이 그런 말도 못 하는가”라고 말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뼛속까지 극우”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지난 2019년 10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데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오 후보가) 2019년 10월 태극기부대에서 연설한 장면을 보니까 MB(이명박) 아바타를 넘어서서 완전히 극우 정치인”이라며 “전광훈이 주도하는 태극기부대 집회에 참석해서 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환자’, ‘정신 나간 대통령’이라며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광기 어린 막말 선동을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 증미역사거리 출근길 유세에서 “국민들은 집값이 올라간다고 난리인데 본인(문 대통령)은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하니까) ‘무슨 중증 치매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을 썼다고 한다”면서 “야당이 그런 말도 못 하는가”라며 ‘중증 치매환자’ 발언을 거두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은 오 후보가 아직도 자신의 발언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며 보편적 상식에서 벗어난 ‘극우 정치인의 특징’이라고 공격을 가했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는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고 반박하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오세훈 후보가 극우 정치인이라는 것”이라며 “극우 정치인의 특징은 보편과 상식을 벗어난 극단적 행동과 폭력이며 그것을 신념화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직무대행은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으로 국정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환자’라는 표현은 말을 빙자한 언어 폭력”이라며 “보편과 상식을 가진 사람은 그런 언어 폭력을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래 뼛속까지 극우인 분이 합리적 보수인 척 위장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불편한 기만”이라며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순간 광화문 광장은 태극기 부대의 난동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후보는 무엇이 잘못인지를 여전히 모르고 있다”며 “본인의 어머니도 겪고 있는 ‘치매’의 아픔을 모욕하는 언사일 뿐 아니라, ‘치매’라는 병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내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희미해진 기억을 다시 되살려 보면 10년 전 아이들 밥 주는 문제로 사퇴할 때도 그랬다. 그때도 이미 ‘합리적 보수’는 아니었다”며 “서울시민을 말하면서 속으로는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계산하고, 합리적인 척을 하지만 뼛속은 수준 낮은 극우 사고를 품고 있는 후보에게 우리의 삶을 맡길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오 후보를 ‘극우’라고 몰아세우자 국민의힘은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후보를 “쓰레기”에 빗댄 것을 거론하며 역공을 가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김철근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내고 김태년 직무대행을 향해 “목불견첩이라 했던가. 제 허물은 보지 못한 채 엄한 야당 탓”이라며 “제1야당 후보를 향해 ‘쓰레기’라며 역대급 막말을 내뱉은 자당 소속 법사위원장에게는 한 마디 하지 못하고,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마음을 대신한 비판을 꼬투리삼아 ‘극우 정치인’을 운운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불리한 국면을 전환시켜보려는 안간힘이 애처로움을 넘어, 권한뿐 아니라 내로남불도 이어받은 모양새가 씁쓸하다”면서 “제1야당 후보에 대한 애먼 ‘몰이’하기 전에, 윤호중 의원의 발언이야 말로 언어폭력은 아닌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27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동원전통시장 앞에서 진행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집중 유세에서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의혹과 관련 “4월 7일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하셔야 한다”며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인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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