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지난해 4월 야심차게 출범한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이커머스 사업부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롯데온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쇼핑이 전자상거래(e-commerce, 이커머스) 사업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4월 야심차게 출범한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이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를 거두자 이커머스 사업부 대표를 전격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온을 이끄는 이커머스 사업부장 자리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내정했다. 

◇ 롯데온 수장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영입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이커머스 사업부장(대표)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내정하고 선임 절차를 준비 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조영제 전 이커머스 사업부장(전무)이 사의를 표하고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후임을 물색해왔다. 

나 본부장은 과거 롯데그룹에 몸담은 이력이 있는 인사다. 그는 1996년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입사해 롯데닷컴 창립에 관여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나 본부장은 LG텔레콤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일해 왔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면서 간편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페이’ 사업 등을 총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이 나 본부장을 영입한 것은 부진한 ‘롯데온’을 살리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 등 7개 롯데 계열사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쇼핑 플랫폼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온 출범 당시, 자사 3,900만명 회원의 구매 데이터 패턴을 분석해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야심찬 각오를 밝혔다.

‘롯데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받으면서 업계의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롯데온은 출범 초기,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면서 매끄럽지 못한 출발을 보였다. 로그인 오류, 검색오류, 주문 누락, 오배송 등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론칭 초기 진통을 겪었다. 이후 서비스는 점차 안정화됐지만, 롯데온은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가량 성장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부진한 성과로 평가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한 바 있다.  

◇ 롯데온 살리고 이베이코리아 인수,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이에 롯데쇼핑은 이번에 인적쇄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물러난 조영제 전 이커머스 사업부장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롯데온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찾았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나 본부장을 새 수장으로 낙점했다. 

업계에선 나 본부장 영입을 계기로 이커머스 사업의 외형 불리기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롯데쇼핑은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수전 참여 의사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최근 진행된 예비입찰에 롯데를 포함해, 신세계, SK텔레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 다수의 사업자가 출사표를 냈다. 롯데 측은 향후 진행될 본입찰에도 강한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을 운영하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 업체다. 한 해 거래액만 2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자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롯데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업계에선 롯데가 이베이코리아의 주요 임원인 나 본부장을 영입한 것과 관련해, 인수전 준비의 사전포석으로 보고 있다.

과연 내달 출범 1주년을 맞는 롯데온이 새 수장 체제 아래,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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