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7 보궐선거에서 우세가 점쳐지는 국민의힘이 벌써부터 대선 분위기를 만드는 모양새다. 특히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시선을 고정하며 정권 교체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유승민 전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아주 좋은 야권 후보로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같이 갔으면 한다“며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을 상대로 모두 문을 열고 경선해 단일 후보를 뽑는 게 큰 전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전날(2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유세 현장에서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의 결합도 상상해보게 된다“며 군불을 지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국민의힘의 ‘러브콜’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오 후보도 윤 전 총장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쳐 왔다. 윤 전 총장이 합류할 경우 내년 대선에서 상당한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간 윤 전 총장의 ′제3지대 창당론′도 제기됐으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쥐면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윤 전 총장 영입의 걸림돌이 사라진 셈이다. 윤 전 총장을 포함한 야권의 ‘빅텐트’로 자당 중심의 정권 교체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긍정론이 퍼지는 까닭이다.
침묵을 이어왔던 윤 전 총장도 서서히 몸을 푸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은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보궐선거를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야권이 이번 보궐선거 국면에서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는 것과 궤를 같이한 셈이다.
◇ 김종인, ‘킹메이커’ 자처하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시선도 윤 전 총장을 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포착했다”며 “이제 준비를 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관심을 특히 주목할 만하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대망론’에 대해서는 일축하면서도 윤 전 총장을 적극적으로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킹메이커’의 역할까지도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장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긴다면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오세훈과 박형준, 도와준 안철수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비대위 정상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 보니) 지금 김 위원장의 행보는 보궐선거 이후 자신의 입지를 언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상이 윤 전 총장을 향한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황 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지금이야 30%가 나온다지만 앞으로 걸어갈 길이 가시밭길인 데다 완주 가능성도 물음표가 따른다”며 “김 위원장은 안 대표를 직격하면서 오세훈 띄우기에 성공했고, 이번에 윤 전 총장의 상품 가치를 높인다면 그로인해 자신의 값어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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