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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의 승리… 자꾸만 스텝 꼬이는 조현범
조현식의 승리… 자꾸만 스텝 꼬이는 조현범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1.03.3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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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양상에 휩싸인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 한국앤타이어가 지난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경영권 분쟁 양상에 휩싸인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 한국앤타이어가 지난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장남 조현식(우측) 부회장이 승리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오너일가 3세 형제 간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을 끌었던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남 조현식 부회장의 승리했다. 최근 후계구도 및 그룹 내 입지에 있어 동생에게 줄곧 밀렸던 형이 모처럼 자존심을 되찾은 모습이다. 반면, 조현범 사장은 이른바 ‘3%룰’에 발목을 잡히며 또 다시 스텝이 꼬이게 됐다.

◇ 효력 발휘한 3%룰… 조현식 선택한 일반주주·국민연금

지난 30일 개최된 한국앤컴퍼니 정기 주주총회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룹 오너일가 3세들이 형제 간 갈등을 노출하고 있는 가운데, ‘표대결’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오너일가 3세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지난해 돌연 부친으로부터 지주사 지분을 모두 넘겨받으면서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문제를 제기하며 성년후견 심판을 신청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조현식 부회장은 이번 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를 별도로 추천했다. 본인이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임에도 주주제안을 통해 별도로 후보자를 추천하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한국앤컴퍼니 역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했고, 그렇게 ‘표대결’이 성사됐다.

조현식 부회장이 추천한 인물은 이한상 고려대학교 교수였다. 조현식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가 선임될 경우 대표이사 직을 내려놓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한국앤컴퍼니는 김혜경 이화여자대학교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추천했다. 다만, 김혜경 교수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인해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샀다. 조현범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막내사위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조현식 부회장의 승리였다. 이한상 교수가 김혜경 교수를 제치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에 선임된 것이다. 

이는 이른바 ‘3%룰’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화’가 효력을 발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해 개정된 상법은 감사위원 1명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출하며, 이때 의결권은 3%까지만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모두 넘겨받은 조현범 사장이 43.52%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맞선 조현식 부회장의 지분은 19.60%다. 차녀 조희원 씨도 10.98%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장녀 조희경 이사장은 0.83%로 지분이 많지 않다.

하지만 3%룰로 인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서는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 조희원 씨의 의결권이 각각 3%까지만 인정됐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 및 국민연금의 선택이 중요해졌고 결과는 조현식 부회장의 승리였다. 국민연금은 앞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조현식 부회장을 지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 조현식의 역습… 체면 구긴 조현범

이로써 조현식 부회장은 모처럼 자존심을 세우게 됐다. 조현식 부회장은 조현범 사장이 부친의 지분을 모두 넘겨받으면서 일격을 당한 뒤 그룹 내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당초 조현범 사장과 ‘형제경영’ 체제를 구축해왔던 것과 달리, 조현범 사장에게 밀리는 형세였다. 이사회 의장임에도 별도의 주주제안을 낸 것이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반면, 조현범 사장은 스텝이 꼬이게 됐을 뿐 아니라, 체면까지 구긴 모습이다. 조현범 사장은 비리 혐의로 2019년 11월 구속돼 지난해 4월 1심 및 11월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6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더니 얼마 뒤 부친으로부터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모두 넘겨받았다. 이후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에 오르며 ‘마이 웨이’를 고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현범 사장은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이를 회피해 질타를 받았고, 사명을 재변경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패하면서 향후 행보에 적잖은 걸림돌을 마주하게 됐다. 무엇보다 일반주주 및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은 후계자로서의 명분을 흔드는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조현식 부회장이 이번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조현식 부회장은 조만간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을 전망이며 그가 추천한 이한상 교수는 조현범 사장을 적극 견제·감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안에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은 성년후견 심판 결과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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